휴대용 손선풍기 전자파 ‘비상’… “고압송전선 아래보다 수십 배 높은 수준”

입력 2018-08-20 17:57

여름철 더위를 이기기 위해 필수품목으로 자리잡은 ‘휴대용 손선풍기’에서 전자파가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손선풍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전자파를 측정하기 위해 총 13개 제품을 대상으로 전자파 수치를 측정하 결과, 바람개비 팬이 없는 제품 1개를 제외하고 바람개비 팬이 돌아가는 12종류 손선풍기에서 전자파가 높은 수치로 발생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바람개비가 없는 모델 1개를 제외한 12개 제품의 평균 전자파 세기가 647mG로 나타났다”며 “이는 어린이 백혈병 발병 수준인 3~4mG의 수백 배, 고압송전선로 밑의 약 15mG 보다 수십 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기기 사용이 늘면서 전자파에 과다노출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간과할 수 없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손선풍기 사용으로 인한 전자파 노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용할 때 손선풍기와 거리를 둬야 한다. 실제로 손선풍기와 몸의 거리에 따라 전자파의 세기가 큰 차이가 났다. 측정기를 손선풍기에 1㎝ 간격으로 밀착하면 50~1020mG가 나왔다. 국내에서 제조된 한 제품만 50mG의 낮은 전자파가 방출됐고, 나머지는 281mG 이상 높은 수치가 확인됐다. 측정기를 5㎝ 떼면 전자파는 2.4~60.6mG로 크게 떨어졌다. 25㎝에선 0.2~1.0mG였다. 전자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이성민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국장은 “손선풍기는 모든 연령대에서 빈번히 쓰이고 폭염으로 사용시간도 늘고 있기 때문에 전자파 발생 실태조사와 더불어 안전조치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제조 기업들도 제품 안내에 전자파 수치와 안전사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재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