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혐’ 트위터 좋아요 누른 프로게임구단… 팬들 부글부글

입력 2018-08-20 15:46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프로게이머 선수단인 SK텔레콤 T1이 ‘남혐’ 논란에 휩싸였다.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이 ‘좋아요’를 누른 한 소셜미디어가 ‘남성 혐오’를 표방한 곳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 T1은 “실수였다”며 즉각 사과했지만 팬들이 이해할 수 없다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SK텔레콤 T1은 17일 오후 트위터 공식 계정에 사과문을 올렸다. 같은 날 오전 이 공식 계정이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때문이었다. 게시물을 올린 곳은 ‘급진적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트위터 계정이었다. 이 계정이 국내의 한 숙박 예약 업체가 유흥업소와 연계해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다룬 기사를 올렸고, SK텔레콤 T1은 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 트위터 프로필에는 “인종 젠더 장애 국가 직업을 넘어서 다양한 자X(남성 성기)들만 까고 있다”는 식의 소개 글이 적혀있다.



SK텔레콤 T1은 “T1과 관련 없는 글에 ‘마음에 들어요’가 눌린 일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트위터 담당자가 모바일로 트위터상에서 THE CHASE 5화에 대한 반응 글을 보던 중에 문제가 된 게시물에 실수로 ‘마음에 들어요’를 누르게 되었고, 바로 취소를 했지만 이미 타임라인에 알림이 떠버린 상태”라고 해명했다. THE CHASE는 ‘페이커’ 이상혁 등 SK텔레콤 T1 소속 게이머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구단은 소셜미디어 관리 담당자에게 강력한 주의 조치를 취했다면서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팬들은 사과문에도 성난 반응을 보였다. 구단의 사과 글에는 4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 구단을 힐난하는 내용이었다. “방송 반응을 보려다가 실수로 남혐 관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해명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프로게임을 보고 즐기는 남성 팬층이 두터워서인지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남성 팬들이 많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