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들에게 기쁨을 좀 드리고 싶었는데….”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코리아’의 날쌘돌이 가드 장미경(20·북한)이 20일(한국시간) 상기된 얼굴로 인도네시아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바스켓홀 믹스트존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X조 조별예선 3차전 인도와의 경기에서 11득점 8어시스트로 코리아의 50점차 대승을 이끈 직후였다. 그는 이날 시종 빠른 몸놀림을 자랑하며 상대 가드의 수비를 농락했다. 화려한 드리블을 바탕으로 1인 속공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장미경은 “오늘 경기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만족하진 않습니다. 더 잘 해서 인민들에게 기쁨을 좀 드리고 싶었는데 생각대로 잘 안 됐습니다”라고 답했다. 어시스트를 8개나 기록했다고 취재진이 짚어주자 “호흡이 잘 맞는다”며 미소를 지었다. 당초 북측 선수들은 사용하는 농구 용어가 달라 팀워크를 구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장미경은 언어적 문제에 대해 “없다”고 했다.
장미경은 “전체 인민들이 응원해 주는데, 힘을 받으면 경기를 더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GBK 바스켓홀에는 한반도기를 든 응원단 수백명이 열정적인 응원을 보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북한의 김일국 체육상도 방문했다.
장미경은 호흡을 묻는 질문에 “점점 더 맞아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남측 누구와 호흡이 잘 맞느냐”고 취재진이 묻자 “누구라 할 것 없이 호흡이 잘 맞습니다”라고 했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