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릭’은 한반도로 ‘시마론’은 일본으로…태풍도 ‘한일전’

입력 2018-08-20 11:44 수정 2018-08-20 17:01
한국 기상청이 예상한 20호 태풍 '시마론'(좌측)과 19호 태풍 '솔릭'(우측)의 예상 경로도.

한·일 양국이 비슷한 시기에 각각 강한 태풍을 정면으로 맞게 될 전망이다. 19호 태풍 ‘솔릭’은 한반도를, 20호 태풍 ‘시마론’은 일본을 관통할 것으로 관측됐다.

20일 기상청은 솔릭이 23일 오전 9시쯤 목포 해상에 상륙한 뒤 북북동 방향으로 진행해 청진을 지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태풍 경로를 예상했다.

현재 예상 경로에서 솔릭은 남한 전체를 ‘싹쓸이’하며 지나가는 형태를 띠고 있다. 기상청은 “한반도를 솔릭이 관통하면서 막심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방재활동에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 중이다.

솔릭과 하루 차이로 발생한 시마론은 하루 차이로 일본 열도를 관통한다. 시마론은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야생 황소’를 의미한다. 기상청 전망을 보면 시마론은 솔릭이 목포에 상륙하는 시간보다 하루 늦은 24일 오전 9시를 전후로 일본 오사카를 지나며 일본 열도를 관통한다. 오사카를 지난 시마론은 거의 북쪽 방향으로 진행해 삿포로 먼 해상을 지난 뒤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일본 기상청이 예상한 시마론(좌측)과 솔릭(우측)의 예상 경로도.

일본 기상청의 전망도 우리나라 기상청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일본 기상청은 시마론이 오사카를 지난 뒤 훗카이도 방향으로 북북동 진행해 일본 열도를 거의 관통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시마론만 놓고보면 일본 기상청의 전망이 우리 기상청의 전망보다 더 위험한 경로로 진행하는 셈이다.

한·일 양국이 거의 동시에 태풍을 맞게 되면서 양국에 미칠 태풍의 영향을 놓고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솔릭과 시마론 모두 현재는 강도 ‘중’급의 태풍이지만 각각 한반도와 일본 열도에 상륙할 때는 강도 ‘강’급의 중형 태풍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이 예상한 바람 세기만 놓고 보면 솔릭은 최대 속도가 39m/s로 35m/s의 시마론보다 강력하다.

태풍이 예상대로 한·일 양국을 관통할 경우 양국의 방재 시스템에 대한 직접 비교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태풍, 지진, 해일 등 자연재해가 많아 방재 시스템에 있어선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