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자리 넘보는 갤럭시 탭 S4

입력 2018-08-20 11:02
갤럭시 탭S4. 삼성전자 제공

태블릿PC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2010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꺼낼 때만 해도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에 태블릿PC 만의 영역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태블릿PC은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큰 화면으로 한다는 것 외에 별다른 차별화 지점이 없었다. 스마트폰 화면이 6인치대에 육박하면서 태블릿PC의 설 자리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태블릿PC으로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지 못하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태블릿PC 진영은 ‘노트북의 대체재’로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 탭 S4를 써보니 이런 방향성을 더욱 명확하게 읽을 수 있었다. 탭 S4에 별도로 판매하는 키보드 케이스를 장착하면 언제라도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끝난다. 자판도 아주 오랜 시간이 아니라면 크게 불편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준수했다. 노트북에 마우스가 있다면 탭S4에는 S펜이 있다. 펜으로 화면에 직접 작업을 하는 것은 마우스와 다른 느낌이지만 나쁘지는 않다. 블루투스 마우스를 연결해 노트북과 같은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충분치 않다. 하드웨어적으로 준비가 됐다고 노트북의 사용성을 따라잡는 건 아니다. 노트북처럼 문서 작업 등 업무를 편리하게 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삼성전자는 탭 S4에 덱스(DeX)를 탑재해 사용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키보드 케이스에 연결하거나 메뉴에서 덱스를 선택하면 탭 S4는 태블릿PC 화면에서 익숙한 노트북 배경화면 같은 것으로 바뀐다.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노트북과 비슷해지는 것이다. 기존에 덱스는 TV같은 큰 화면의 디스플레이에 연결할 때 작동했다. 덱스패드라고 불리는 별도의 기기도 필요했다. 하지만 탭 S4는 덱스가 내장돼 있고, 태블릿PC 화면에서 바로 덱스 모드를 실행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회사 업무 시스템이 클라우드 기반이고, 문서작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워드, 엑셀, 파워포인트)로 한다면 탭 S4는 업무용 노트북을 대체하기에 무리가 없다. 물론 노트북과 비교해 생산성이 100% 동일하다고 할 수 없겠지만 탭 S4의 휴대성은 노트북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 탭 S4는 무게가 483g(LTE 버전 기준)에 불과하다. 약 280g인 키보드 케이스와 합해도 800g을 넘지 않는다. 제 아무리 가벼운 노트북도 1㎏을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휴대성은 탭 S4가 낫다. 외근을 하면서 간단한 문서 작업을 하는 회사원이라면 탭 S4 구매를 고려해볼만 하다. 탭S4의 배터리는 7300㎃h로 16시간 연속 미디어 재생이 가능하다. 고속 충전도 지원해 3.5시간이면 완전 충전된다. 외부에서 전원이 없어도 큰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탭 S4는 훌륭한 콘텐츠 소비용 기기이기도 하다. 탭S4는 화면 비율이 16대10이다. 대부분 방송 콘텐츠를 꽉 찬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아몰레드 특유의 진득하고 화려한 색상은 보는 즐거움을 더 한다. AKG가 튜닝한 4개의 스피커에서 뿜어내는 소리도 만족스럽다. 돌비 애트모스도 지원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