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2개 한반도 향해 북상… 왜?

입력 2018-08-20 10:24
초가을 느낌의 하늘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남산공원 상공에 펼쳐져 있다. 권현구 기자

태풍 두 개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제19호 솔릭은 전남 목포로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20호 시마론은 동해를 지나면서 한반도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폭염이 물러가자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기상청은 20일 “솔릭이 오전 3시 현재 일본 가고시마 남동쪽 약 940㎞ 부근 해상에서 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태풍은 지난 16일 오전 9시 괌 북쪽 해상에서 발생했다. 북진하던 중 이날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일본 오키나와로 향하고 있다. 오는 23일 오전 3시 목포 남쪽 약 90㎞ 부근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솔릭은 올해 첫 한반도 상륙 태풍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중심기압 960hPa, 최대 풍속 140㎞/h의 중형 태풍이다. 전남 서남부부터 강원도 동북부까지 한반도 내륙을 할퀼 것으로 보인다. 오는 24일 오전 3시 강원도 속초 북동쪽 약 190㎞ 해상으로 빠져나가고, 이로부터 24시간 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변에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19호 태풍 솔릭 예상 이동경로. 기상청

제20호 태풍 시마론 예상 이동경로. 기상청

기상청이 20일 오전 6시를 기준으로 그린 일기도. 한반도 서쪽과 서북쪽에 저기압이 형성돼 있다. 기상청

솔릭은 2년 만에 한반도로 상륙할, 또 6년 만에 내륙을 관통할 태풍이 될 수 있다. 기상청 기록에서 2016년 10월 부산·울산 앞바다를 지나간 그해 제18호 차바는 한반도에 상륙한 마지막 태풍이었다. 2012년 9월 경남 통영으로 들어온 그해 제16호 산바는 한반도를 관통한 마지막 태풍으로 기록됐다. 올해 한반도 앞까지 다가온 태풍은 대한해협을 아슬아슬하게 관통하고 지난달 4일 동해에서 소멸된 제7호 쁘라삐룬이 유일했다.

솔릭의 후속주자로 시마론도 북상하고 있다. 오전 3시 현재 괌 동북동쪽 약 640㎞ 부근 해상에서 북서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시마론은 솔릭의 동쪽에서 평행선을 그리며 북진해 일본 오사카로 상륙하고 동해상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솔릭이 목포로 상륙하는 오는 23일, 시마론은 일본의 허리를 통과해 동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2개가 거의 동시에 한반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한반도 주변의 바뀐 기압골은 태풍의 유입을 수월하게 만들고 있다. 기상청의 일기도를 보면, 오전 6시 현재 한반도 주변에는 저기압이 형성돼 있다. 그동안 태풍을 튕겨냈던 고기압은 모두 중국 내륙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고기압을 타고 왔던 폭염이 사라지고, 열대저기압인 태풍이 찾아오고 있는 셈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