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변 수풀에서 50대 남성의 토막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시신이 유기된 방법을 놓고 갖가지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과천경찰서에 따르면 시신은 19일 오전 9시40분쯤 서울대공원 장미의언덕 주차장 주변 수풀에서 안모씨(51)의 시신을 발견하고 사건을 수사 중이다.
첫번째 미스터리는 시신을 유기장소까지 가져온 방법이다.
시신은 장미의언덕 주차장 인근 청계산 등산로 입구 주변 수풀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미의언덕은 서울대공원 북쪽 중앙에 위치한 장소로 평소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장미의언덕과 인접한 주차장의 경우 공원 주차장이 아닌 사설 주차장이라 서울대공원을 찾는 관람객들이 흔히 주차하는 장소는 아니다.
시신이 발견된 등산로 입구는 장미의공원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도로와 맞닿아있다. 이때문에 범인이 등산로를 통해 시신을 가져와 도로변 입구쪽에 유기했을 가능성이 있다.
유기장소와 이어지는 등산로는 청계산 등산로 임시쉼터를 지나 해발 180m의 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외길코스다. 범인이 가장 눈에 띄지 않고 시신을 이동하려면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 산 정상 부근부터 이 등산로를 따라 내려와 시신을 유기하는 방법이 우선시된다.
하지만 이 경우 시신의 크기와 무게 때문에 혼자서는 사체를 유기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때문에 등산로를 이용하지 않았을 가능성과, 가능성이 있다면 범인 외 시신 유기를 도운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따져 봐야 한다.
시신을 차로 가져와 유기했다면 차량이 이동한 경로가 관건이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 차로 접근하는 방법은 서울대공원 동문주차장쪽에서 진입하거나 서울대공원 후문주차장쪽에서 진입해야 한다.
동문주차장쪽에서 진입하려면 서울대공원을 관통하거나 국립현대미술관 등을 거쳐야 한다. 이에 반해 후문주차장쪽에서 진입하는 도로는 이면도로라 인적이 드물어 동문주차장쪽보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발각될 가능성이 더 적다.
다만 대로변에서 후문주차장까지 접근하는 방법은 경마장을 통해 오거나 후문 공원관리소를 지나오는 두 갈래의 길이 있다. 경찰은 범인의 동선 등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 CCTV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는 중이다.
두번째는 시신을 유기한 장소에 대한 미스터리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서울대공원에서도 다소 외진쪽이긴 하지만 후문주차장에서 동문주차장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인접해 차량 이동이 번번한 곳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시신이 쉽게 발견될 수 있도록 유기한 것을 볼 때 ‘원한 살인 가능성’ 등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경우 범인이 평소 근처 지리를 잘 알고 인적이 드문 시간대를 알고 있는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문에 시신이 유기된 시간대가 관람객이 많은 주말 보다는 평일 심야 시간대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의 정확한 사인과 사망시간대 등을 알아보기 위해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