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슈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이하성(24)이 대회 2연패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하성은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네셔널 엑스포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슈 투로 남자 정권에 출전해 9.31점으로 17명 중 12위에 머물렀다.
1위는 9.75점을 얻은 중국의 순페이위안(28)이 차지했다. 순페이위안은 동작질량 5점, 연기력 2.75, 난도 2점을 받았다. 2위는 인도네시아 마벨로 하비에르(9.72), 3위는 대만의 짜이쩌민(9.70점)이 뒤를 이었다.
이하성은 2014 인천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착지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인천에서처럼 이번에도 한국 선수단의 첫 금을 기대했지만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한 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첫 번째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균형이 무너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감점이 컸다. 나머지 연기는 준비한대로 펼쳤다. 동작의 정확성을 측정하는 동작질량과 난도에서 각각 4.8점과 1.9점을 받았다. 연기력에서도 3점 만점에 2.66만 얻었다.
연기를 끝낸 이하성은 믹스트존에서 카메라를 등진 채 잠시 숨을 골랐다. 기대보다 아쉬운 성적 때문인지 이하성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고, 입을 연 뒤엔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이하성은 믹스트존을 빠져나간 뒤 화장실에 들러 우슈 경기복장을 갈아입었다. 5분쯤 뒤에 나온 그는 팀코리아 단복 차림이었다. 여전히 굳은 표정인 그는 바로 이날부터 다시 연습을 하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중국과 태국 선수들을 응원했던 관중들이 이하성 선수가 손을 짚었을 때 박수를 쳤다.
“잘 듣지는 못했다. 경기에만 집중하느냐 관중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이번에 실수한 동작은 앞서 언급했던 어려운 동작인가.
“그렇다. 가장 어려운 동작이다. 그래서 집중적으로 연습을 했는데 아쉽게 됐다.”
-실수한 순간에 어떠한 심정이 들었나.
“그냥 정신없이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이후 남은 연기를 잘 펼쳐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집중하고자 노력했다.”
-금메달 따고 야식 먹겠다는게 원래 계획이었다고 했는데.
“야식을 먹지는 못할 것 같다. 연습에 집중해야 한다.” (웃음)
-연습은 바로 오늘부터 시작할 것인가.
“그렇다.”
-중국의 순페이위안 선수가 9.75점을 받았을 때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졌다. 그때 이곳 훈련장에서 중국 선수의 점수를 봤는가.
“훈련장에서 연습에 매진하느냐 보지 못했다. 상대 선수와 관계없이 내 것을 잘 해야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쉽고 분한 마음이 클텐데.
“분하기 보다는 어차피 내가 한 실수다. 내 능력 부족이었다고 생각한다. 반성하고 열심히 해서 다음엔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앞으로 자카르타에서 어떻게 지낼 계획인가.
“비록 내 경기는 끝났지만 남아있는 선수들이 있다. 그들을 응원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