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육군본부 직할의 수도방위사령부가 소속 부대의 위문 공연의 성 상품화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여성 피트니스 모델이 출연한 공연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온 뒤 비판이 일자, 이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낸 것이다. 그러나 육군의 이런 사과에 대한 찬반 여론도 극명하게 갈리는 중이다.
육군은 17일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com/DaehanmingugYuggun)에 수도방위사령부 명의의 입장문을 올렸다. 수도방위사령부는 “지난 14일(화) 안양 소재 예하 부대에서 '외부단체 공연'이 있었다”면서 “당시 공연은 민간단체에서 주최하고 후원한 것으로 부대 측에서는 공연 인원과 내용에 대해 사전에 알 수 없었으나, 이번 공연으로 인해 '성 상품화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비판이 일었던 것은 피트니스 모델이 출연한 공연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이 유튜브에 올려져 대중에 알려졌다. 현재 이 영상은 비공개 처리돼 볼 수 없다. 당시 공연에는 남녀 피트니스 모델이 나왔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은 여성 모델이 비키니를 입고 장병 앞에서 다양한 자세를 취한 장면으로 전해진다.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공연에서는 피트니스 모델 출연 외에 가야금 연주, 마술, 노래도 포함돼 있었다.
수도방위사령부는 “앞으로 외부단체에서 지원하는 공연의 경우에도 상급부대 차원에서 사전에 확인하여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성 상품화 논란에 대한 육군의 입장문에는 이틀 동안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피트니스 선수들이 대회 복장을 하고 재능 기부를 하는 건데 뭐가 문제냐” “육군이 사과할 일이 아니다” 의 식의 행사를 두둔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노출 의상을 입은 여성 출연을 당연시하는 군부대 위문 공연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성 상품화 하는 군대 위문공연을 폐지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은 16일 3만7000여명 서명을 받고 종료됐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