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직전 몸 풀던 ‘수차’ 자세에 무릎 부상… 서희주는 눈물만 흘렸다

입력 2018-08-19 16:37 수정 2018-08-19 16:42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우슈에서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서희주가 19일(한국시간) 경기 직전 찾아온 무릎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서희주는 경기복을 입은 채 훈련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 첫날 한국 선수단에 금메달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자 우슈 검술의 서희주(25)가 19일(한국시간) 경기 직전 기권했다. 오전 이른 시각 경기장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컨디션이 좋았지만, 경기 직전 몸을 푸는 과정에서 불의의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애초 1번 순서로 연기를 펼칠 예정이었던 서희주는 훈련장에 남은 채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2번 선수가 연기를 시작하자 굵은 눈물을 흘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우슈에서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서희주가 19일(한국시간) 경기 직전 몸을 푸는 과정에서 무릎 부상을 입어 출전을 포기했다. 대표팀 관계자들은 "4년을 준비했는데 경기 당일 부상이 찾아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갑작스레 발생한 서희주의 부상 부위는 무릎이었다. 우슈 경기가 진행된 지엑스포홀에서 만난 대표팀 코칭스태프 관계자는 “오늘 워밍업을 하면서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수차’라는 동작이었다”며 직접 시범을 해 보였다. 선 자세에서 몸을 틀며 힘차게 다리를 앞뒤로 찢는 수차 자세를 하던 도중 무릎에 무리가 갔다는 것이었다. 이 관계자는 “서희주는 원래 무릎이 좋지 않았다. 4년간 이날을 바라보고 연습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희주는 4년 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서도 컨디션이 좋다고 했다. 그는 빼어난 외모가 스포츠팬들 틈에 화제가 돼 ‘미녀 검객’이라는 별칭으로 통하기도 했다. 서희주에 앞서 경기를 펼쳤던 우슈 남자 투로의 이하성은 “서희주는 표정 연기가 좋고 검술의 정확도가 뛰어나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만큼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며 기대했었다.

서희주는 경기복을 입은 채 훈련장에 주저앉아 무릎에 얼음주머니를 대고 있었다. 한동안 허탈한 눈물을 흘리던 서희주는 겨우 몸을 일으켰다. 선수촌행 셔틀버스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그는 푸른색 머리띠를 한 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창가의 빈자리를 찾아 앉은 서희주는 버스가 움직일 때까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들지 않았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