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해외 유턴파 선수를 포함해 모두 19명이다. 몸값 총액은 631억500만원이었다. 예년과 달리 일부 선수를 제외하곤 대부분 금액에 걸맞는 활약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몸값 대비 성적이 뛰어난 선수들도 제법 눈에 들어온다.
FA 계약자 중 최고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누가 뭐래도 LG 트윈스의 김현수(30)다. 2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원 소속팀인 두산 베어스가 아닌 LG와 4년간 총액 115억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4년 150억원을 받은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에 이은 FA 몸값 2위다. 올해 연봉은 14억원이다. 일부의 우려를 씻고 LG를 넘어 KBO를 대표하는 간판 타자로 우뚝 서 있다. 116경기 전 경기 출장에 164개 안타로 최다 안타 부문에서 2위와의 격차를 14개로 벌리며 진격하고 있다. 이밖에도 득점 1위(95점), 타점 공동 1위(101점), 타율 3위(0.364), 출루율 6위(0.417)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팀 사정상 좌익수는 물론이고 1루까지 보는 등 마당쇠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꾸준함의 대명사 롯데 자이언츠의 손아섭(30)도 이에 못지 않다. 역대 4위에 해당하는 4년간 총액 98억원을 받고 롯데에 잔류한 손아섭은 올해도 이대호, 전주우와 함께 후반기 진격의 롯데를 이끌고 있다. 롯데의 전체 110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0.342의 타율로 7위에 올라 있다. 최다 안타 2위(150개), 득점 2위(90점), 출루율 9위(0.407), 도루 10위(15개), 타점 14위(75점), 홈런 21개(15위) 등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해외 유턴파로 KT 위즈와 4년간 88억원의 계약을 맺은 황재균(31)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타율 0.288에 홈런은 19개에 불과하다. 롯데와 80억원의 계약을 맺은 민병헌(31)도 활약에 아쉬움이 많다. 타율 28위(0.312), 홈런 12개(46위)을 기록했다. 특히 타점이 43점으로 중요한 득점 찬스마다 롯데팬들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로의 이적으로 충격을 던졌던 강민호(33)의 계약 금액은 논란이 있긴 하지만 공식적으론 4년 80억원이다. 올해 보여주고 있는 활약상은 타율 0.267, 홈런 20개다. 거액에 걸맞는 활약을 하고 있는지 다소 의문이 든다.
반대로 두산과 1+1년 총액 3억원에 사인한 투수 김승회(37)는 팀의 선두 독주를 지탱하는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몸값 대비 최고의 활약이다. 2년 7억5000만원에 계약한 KBO리그 최고령 투수 한화 이글스의 박정진(42)은 아직 재활군에 머물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