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종전선언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단을 거듭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조미관계는 미국 내 정치싸움의 희생물이 될 수 없다’는 개인 필명 논평에서 “미국 내 정치싸움의 악영향을 받고 있는데 현 조미(북·미)관계 교착의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교착상태에 처한 조미관계의 현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며 “반대파들이 득세하여 대통령이 서명한 싱가포르 공동성명도 외면하고 대통령이 약속한 한갓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마저 채택 못 하게 방해하는데 우리가 무슨 믿음과 담보로 조미관계의 전도를 낙관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한·미 양국을 향해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종전선언을 북한 매체가 ‘정치적 선언’이라고 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선언에 대한 한·미 내부의 반감을 종전선언의 의미를 격하시키면서 낮추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또 “조미관계 개선과 세계평화라는 세기적 위업을 달성할 꿈을 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적수들이 너무도 많다”며 미국 민주당 의원들과 미 공화당 내 반 트럼프 세력, CNN방송, 뉴욕타임즈 등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해온 세력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의적 태도를 숨기지 않은 것이다.
이달 말 방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을 향해서는 “주견과 배짱을 가지고 반대파들의 부당하고 어리석은 주장들을 단호히 쳐 갈기며 대통령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하여 명실공히 미국 외교의 수장다운 지혜와 협상력을 발휘하여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구축에 이은 비핵화라는 기존의 프로세스를 그대로 이어가려고 하는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의식한 메시지라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