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말레이시아전 패배에 대해 "창피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외신들도 이 말을 인용해 한국의 충격적인 패배 소식을 전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1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잘락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주장 손흥민은 후반 11분 교체 투입됐지만 혼자 팀 패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패전 직후 믹스존에서 "솔직히 말해서 창피하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때 방심하면 큰일 난다고 선수들에게 조언해 줬다"며 "선수들 사이에서 '이 팀 쯤이야'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전반 초반 실점에 대해 뼈아프다고 했다. 전반 4분 골키퍼 송범근이 우리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 황현수와 충돌하면서 공을 흘려 어이없는 골을 내줬다. 이에 대해 그는 "선수들이 초반에 골을 허용해서 당황한 부분이 컸던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인데 경기장에서 그 부분을 컨트롤 해줄 선수가 없었다"며 "어떤 로테이션이 됐든, 누가 나왔든, 우리는 20명이 한 배를 타고 있다. '나 하나 쯤이야'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하나가 돼야 한다. 반성해야 한다"라고 자책했다.
외신들도 디펜딩 챔피언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1위 말레이시아에 패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손흥민을 언급했다.
AP통신은 "손흥민의 합류도 한국의 승리에 영감을 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이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창피하다"고 한 말을 인용해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지면서 손흥민은 경기장을 찾은 4125명의 팬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했다.
손흥민의 병역문제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통신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21개월 동안 복무해야 하는 병역의무에 대한 혜택을 준다. (금메달을 따지 못해) 병역의무를 하게 되면 손흥민의 경력을 해칠 것이다"고 했다.
영국 더선은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충격적인 1-2 패배를 당하면서 손흥민의 병역혜택에 대한 부분이 큰 타격을 받았다"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하면 병역의무를 지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은 이번 패배로 E조 2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20일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선은 "키르기스스탄이 한국의 마지막 상대"라며 "(1·2차전과 달리) 이 경기에서는 손흥민이 선발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