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 충격패를 당한 김학범 한국 23세 이하 축구 대표팀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1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잘락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조별리그 2차전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1대 2로 졌다.
지난 15일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한국은 6대 0의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바레인전에 뛰지 않은 6명의 선수가 선발로 나서면서 조직적인 부분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빠듯한 일정 속에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전반 동안 2골이나 내주면서 분위기를 내줬고,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내 판단 착오였다. 로테이션을 너무 일찍 썼다”며 경기 운영에 대한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폭염에도 응원해준 국민들께 죄송하다. 나 스스로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학범호는 이날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 감독은 스리백 전술에 대해 “라인을 많이 올려 뒷공간을 내줬는데 대처가 미흡했다. 조직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었다.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경기 감각을 찾지 못했다. 선수들보다 감독이 문제였다”며 “조금 더 차분하게 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1차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0-2로 뒤진 채 후반을 시작하면서 한국은 더욱 다급해졌다. 전방으로 보내는 롱패스나 크로스를 통해 공격 실마리를 풀려고 했다. 볼 점유율은 68%로 높았지만 패스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 김 감독은 “너무 서둘렀다. 한 번에 공략하려다 보니 상대에게 쉽게 볼을 내줬다. 우리가 상대를 편하게 놔둔 게 문제였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좋은 예방 주사를 맞았다. 우리가 선택한 길이니 극복해서 나아가겠다”고 3차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