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리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말레이시아에 덜미를 잡혔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선수 6명을 바꿔 선발로 내보낸 게 독이 됐다.
한국은 1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잘락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조별리그 2차전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1대 2로 졌다. 지난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6대 0 대승을 거뒀던 한국은 대회 1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한국은 황의조와 황희찬을 투톱으로 내세워 골을 노렸다. 김학범 대표팀 감독은 지난 15일 바레인전에서 뛰지 않았던 골키퍼 송범근을 비롯한 6명의 선수를 선발로 내보냈다. 일종의 체력 안배 차원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4분 볼 처리 과정에서 골키퍼 송범근과 수비수 황현수가 충돌했다. 송범근이 잡았던 공을 놓쳤고, 이를 말레이시아의 사파위 라시드가 가로채 가볍게 차 넣으면서 한국의 실점이 됐다.
전반전 추가시간에는 역습으로 두 번째 골을 내줬다. 황현수가 라시드에게 공을 빼앗겼다. 이어 라시드가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가르면서 한국의 두 번째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의 수비와 미드필더진의 패스 호흡은 매끄럽지 못했다. 전방의 공격수에게 연결되는 패스나 크로스는 대부분 길었다. 미드필더진은 서로 패스를 주도받다 상대에게 공을 뺏기는 경우가 많았다.
김 감독은 후반 이른 시기에 손흥민을 교체 투입하며 변화를 노렸다. 손흥민이 가세한 한국은 추격을 위해 더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미드필더와 수비진은 여전히 매끄럽지 못했다. 부정확하거나 의미 없는 롱패스나 크로스가 자주 나왔다. 이미 전반에만 2골을 넣은 말레이시아는 선수 전원이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후반 43분에서야 만회골을 넣었다. 이진현이 전방에 툭 찍어준 패스를 황의조가 이어받아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모처럼 공격수의 발에 정확히 연결된 패스였다.
하지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았다. 더 이상의 득점 기회도 없었다.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면서 한국의 패배로 경기는 끝났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