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홈런왕에 도전 중인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는 88경기에 나와 3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2.66경기당 1개꼴로 홈런을 때려낸 셈이다. 후반기 무서운 속도로 홈런을 치고 있는 그가 경쟁 선수들보다 더 무서운 이유이기도 하다.
박병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휴식기로 프로야구가 중단된 18일 현재 33홈런으로 리그 부문 공동 2위 그룹에 속해 있다.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이 37홈런으로 단독 1위고, 김재환(두산 베어스)과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가 박병호와 함께 로맥의 뒤를 잇고 있다.
올 전반기 박병호는 종아리 부상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탓에 88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도 홈런 페이스는 가파르다. 109경기에 출전한 로맥이 2.95경기, 김재환과 로하스는 각각 3.36경기, 3.43경기당 1개꼴로 홈런 아치를 그리고 있다. 이들 모두 홈런 생산 속도가 박병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홈런 페이스 역시 박병호가 가장 좋다. 박병호는 후반기에만 1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경쟁 선수들에게 앞서고 있다. 이달에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7홈런을 기록했다. 동기간 로맥은 3개, 김재환이 1개로 주춤했다. 지난달 9홈런을 친 로하스가 이달 5개를 추가, 그나마 페이스를 유지한 편이다.
박병호는 미국프로야구(MLB) 진출 직전 4시즌 연속(2012~2015)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52개, 53개의 홈런을 기록, 2연속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시즌 막바지에 홈런포가 많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홈런왕을 차지했던 4시즌 동안의 월별 홈런을 살펴보면 박병호는 9월에 총 31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동기간 7월(24홈런)과 8월(28홈런)보다도 많다.
당시에도 박병호는 특유의 몰아치기로 홈런 개수를 한꺼번에 늘리곤 했다. 2012시즌 8월 1일과 9월 1일 경기에서 각각 3개, 2개의 홈런을 쳤다. 2013시즌 여름엔 홈런 개수가 적었으나 9월에만 11개를 몰아쳤다. 2014시즌은 7~8월 사이 12홈런에 그쳤지만 9월 첫 경기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한 경기 4홈런을 때려내는 폭발력을 보여줬다. 타격감이 좋았던 2015시즌에는 7~8월에 22개의 홈런을 집중적으로 쳐냈다.
물론 박병호가 홈런왕 경쟁에서 불리한 측면도 있다. 박병호의 소속팀 넥센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118경기를 치렀다. 두산과 KT는 113경기, SK가 112경기를 소화했다. 별다른 부상이 없다고 가정하면 잔여 경기에서 홈런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는 박병호가 가장 적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