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혐의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위력의 개념을 지나치게 좁고 경직적으로 해석했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안 전 지사의 1심 재판부가 “(안 전 지사와 김지은씨 사이에) 위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을 언급하곤 “안희정의 지위는 유력 대선주자이자 차기 대통령으로도 거론되는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의하지 않는 성관계) 그 후 통상적인 상황이 전개되었다는 정황만으로 과연 성관계 당시 피해자가 대등한 지위에서의 자유로운 결정이라고 볼 수 있겠느냐”며 “사후의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 전개조차도 위력의 연장선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의심은 합리적 의심의 범위를 넘는 것일까?”라고 꼬집었다.
나 의원은 “이 사건을 떠나 상하관계에 있는 열악한 지위의 여성의 내면을 깊이 고찰해 본다면 위력의 범위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말하며 부부 사이의 강간죄를 예로 들었다. 과거에는 부부간 강간이 일어나도 가정사로 치부하거나 합의하 성관계로 보는 시각이 보편적이었기 때문에 부부 사이의 강간은 처벌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성관계를 할 당시 당사자의 의사가 반영되었는지’를 따져 폭행과 협박으로 인한 부부 사이의 강간죄를 인정하는 판례가 늘고 있다.
나 의원은 “No Means No Rule(노 민스 노 룰,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성관계를 했다면 처벌하는 법), Yes Means Yes Rule(예스 민스 예스 룰,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관계하면 처벌받는 법)의 도입 및 제대로 된 활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17일 오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여성 의원들과 함께 한 ‘노 민스 노 룰’ 관련 긴급 간담회에서도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나 의원은 “이번 사건 판결을 보며,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매우 소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노 민스 노 룰’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승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