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진에어 노조, 국토부 장관·총수일가 퇴진 요구

입력 2018-08-17 15:48
진에어 노동조합은 국토교통부가 17일 진에어의 항공면허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직후 “저희의 싸움이 끝나지 않은 것 같다”며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총수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진에어 직원들이 지난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면허취소에 반대하는 ‘진에어 직원 생존을 위한 대국민 호소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진에어 직원모임 제공

진에어 노조는 “처음부터 모순된 법을 억지로 적용해 직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만들었다”며 “무능한 ‘갑질’ 김현미 장관은 즉시 사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갑질 행정 처리로 진에어 직원들을 인질로 삼았고 수많은 협력업체 직원과 주주들,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힌 국토부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자”라며 “이를 진두지휘한 김 장관은 모든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2의 진에어’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항공법 재정비, 관리 감독 강화 등 후속 대책 마련도 국토부에 요구했다.
노조는 또 총수 일가에게도 경영에서 손 뗄 것을 주장했다.
노조는 “면허 취소 사태가 일어난 이후, 면허 취소 철회가 확정된 지금까지도 총수 일가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수 천 명의 직원들을 실직 위기로 몰아놓고도 정작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본인들은 비겁하게 숨어 책임을 피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무책임한 총수 일가는 직원들에게 사죄하고 진에어 경영에서 손 떼야한다”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 등 총수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 날 것을 촉구했다.
진에어 노조는 직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힘쓰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상모 진에어 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2번의 집회와 탄원서 작성, 기금 모금 등 지지와 성원이 이번 결과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며 “항공 산업의 발전과 국민 편의 증진을 위해 다시 한번 열심히 노력하면 되고 노조도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에어도 국토부 면허자문회의가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 14일 최정호 대표의 직인이 찍힌 8쪽짜리 ‘경영문화 개선방안’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우선 진에어는 의사결정 체계 정비와 경영 투명화에 나선다. 타계열사의 결재를 배제하기 위해 최종 결재는 대표이사가 하고 한진칼이나 대한항공 등 타계열사 임원의 결재(승인 또는 합의)도 배제하기로 했다.
이사회 역할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다음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사회 개최빈도와 의결사항 확대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또 사외이사 수도 이사회 구성의 과반으로 늘려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화하기로 했다.
준법지원 제도 등 내부통제 시스템도 강화한다. 항공법령 등 준수여부 모니터링, 내부거래 적법성 검토 등을 위해 준법지원인을 선임하고 오는 10월 통제기준도 설정할 예정이다.
이 밖에 외부전문가 준법 지원 시스템 구축, 익명제보 시스템 도입에도 나서기로 했다.
수평적 직원 문화를 만들기 위해 내년 1월부터 보직 적합성을 매년 심사하고 반기별 리더십 평가도 수행한다. 사내고충처리시스템을 보완하고 노조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