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오버, 포스트업, 중거리슛… ‘코리아’의 에이스 No.12 노숙영

입력 2018-08-17 15:41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에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한 '코리아'의 센터 노숙영이 17일(한국시간) 자카르타 GBK 농구 경기장에서 열린 X조 조별리그 2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의 여자 아이스하키에 이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여자농구에서도 남북 단일팀이 결성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국내 여론은 “북한 여자농구는 실력이 낮아 우리 선수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편이었다. 하지만 막상 단일팀이 출전한 대회에서 팀의 ‘에이스’ 역할은 북측 선수가 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안컵에서 대회 득점왕에 올랐던 노숙영이 그 주인공이다.

노숙영은 1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 경기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X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38분간 뛰며 32득점을 퍼부었다. 코리아가 85대 87로 패배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는 노숙영이었다. 17개 시도한 2점슛은 12개가 들어갔고, 자유투 8개를 모두 넣었다. 센터로서 크지 않은 키(182㎝)임에도 불구하고 골밑에서 헌신적으로 수비하며 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22득점을 올린 지난 15일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 이은 만점 활약이었다.

노숙영은 이날 다양한 공격 기술을 선보였다. 상대를 등지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포스트업, 피벗 플레이에 이은 골밑슛은 물론 미들레인지 점프슛, 일대일 돌파를 통한 레이업슛을 연이어 성공시켰다. 좌우로 급격히 방향전환을 하는 크로스오버로 상대 장신 센터를 혼란스럽게 할 때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성공하지 못했지만 3개의 3점슛을 시도하며 “외곽도 있다”는 걸 시위하기도 했다. 단일팀을 이끄는 이문규 감독은 노숙영을 두고 “골밑도 능수능란하지만 나와서 3점을 때리는 능력도 있다”고 칭찬한 바 있다.

장미경 김혜연 등 다른 북측 선수들과 달리 남측 선수들과의 연계 플레이도 잘 이뤄지는 편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약속된 플레이에 따른 골밑슛 득점이 여러 차례 나타났다. 김한별이 파고들며 상대 수비를 꾀어내면 노숙영이 비어 있는 뒷 공간으로 달려 들어갔다. 노숙영은 김한별이 건네주는 공을 받아 쉽게 득점할 수 있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에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한 '코리아'의 센터 노숙영이 17일(한국시간) 자카르타 GBK 농구 경기장에서 열린 X조 조별리그 2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상대의 마크를 피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노숙영은 벤치에 물러나 있을 때에도 '코리아'의 플레이에 크게 환호하거나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노숙영은 벤치에 물러나 있을 때에도 '코리아'의 플레이에 크게 환호하거나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노숙영은 벤치로 물러나 있는 중에도 ‘코리아’의 플레이에 크게 환호하고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혜진과 임영희 등은 경기 중 노숙영과 여러 차례 하이파이브를 했다. 노숙영은 4쿼터와 연장 쿼터에서 대만에 5점 이상으로 끌려갈 때마다 스스로 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박빙으로 만들었다. 노숙영을 막기 위해 대만 선수들은 무려 8개의 파울을 해야 했다. 대만 감독도 경기 이후 노숙영을 인상적인 선수로 꼽았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