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조 “완전히 달라”… ‘서치’ SNS 파헤치는 新스릴러

입력 2018-08-17 13:03
영화 ‘서치’의 한 장면. 소니픽쳐스 제공

“시나리오부터 촬영 편집까지, 기존 영화와는 방식 자체가 달랐습니다. 우리 영화에만 특화된 이슈들이 많죠.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도 특별했으면 좋겠습니다.”

1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서치’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아니시 차간티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진행된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작품이 소개돼 호평을 얻은 데 대해 “기분 좋다. 인스타그램에서 사진들을 찾아보기도 했다”고 웃었다.

오는 29일 개봉되는 ‘서치’는 딸 마고(미셸 라)가 부재중 전화 3통만을 남기고 사라진 뒤 아빠 데이빗(존 조)이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SNS에 남겨진 흔적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진실을 발견하게 되며 벌어지는 추적 스릴러이다.

신선한 연출이 돋보인다. 한 가족의 삶과 딸의 실종, 그리고 이를 추리해 나가는 모든 과정이 OS 운영체제와 모바일, CCTV 화면으로 구성돼 있다. 페이스북 구글 페이스타임 등 실생활에서 접하는 익숙한 포맷들을 활용해 기존 스릴러 장르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구글 크리에이티브 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아니시 차간티 감독은 “구글의 상업광고를 만들면서 기술을 이용해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며 “그런 부분을 장편영화로 표현하면 더더욱 많은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종된 딸을 찾아나서는 아버지 데이빗 역은 한국계 미국 배우 존 조(한국명 조요한·46)가 맡았다. 그는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낯선 촬영 방식 때문에 한 차례 거절했다. 이렇게 연기하는 게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었다”며 “하지만 감독님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설득해주셨고, 많은 대화를 나눈 끝에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감독님께서 제안을 주셨을 때 ‘나는 유튜브 영상 같은 걸 찍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때 감독이 ‘이건 진짜 영화’라고 안심시켜주셨죠. …막상 촬영에 들어가지 굉장히 어려웠어요. 다른 배우와 대면하고 연기하는 게 아니어서 ‘내가 잘하고 있나’ 끊임없이 의심해야 했죠. 전작들과 확연히 달랐던 것 같아요.”

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서치’ 라이브 컨퍼런스에 참석한 배우 존 조(왼쪽)와 아니시 차간티 감독.

아니시 차간티 감독은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할 수 없었다. 밤낮의 변화를 표현하려면 컴퓨터 화면 속 시계를 보여주거나 사진의 배경을 활용해야 했다. 전통적인 방식과 새로운 방식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존 조는 “연기적으로도 다른 부분이 있었다”고 첨언했다. 그는 “와이드샷 투샷 클로즈업 등 기존 촬영 방식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시종 클로즈업 위주였다. 이 고정된 앵글 안에서 어느 선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조명 로케이션 등 디자인 관련 요소들은 후반 작업에서 추가됐다”고 전했다.

아니시 차간티 감독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영화다. 물론 화면에 구현된 부분 중 ‘이건 바꿨으면 좋겠다’ 싶은 부분도 있다”면서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이 영화가 자랑스럽다. 특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스릴러 장르를 접목해낸 점이 그렇다”고 뿌듯해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