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 와해 의혹’ 전 미래전략실 임원, 구속심사 출석

입력 2018-08-17 11:54
'삼성 노조 와해' 혐의 강 모 전 삼성 미래전략실 노사총괄부사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8.08.17.

삼성그룹 노조 와해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강모(54) 전 미래전략실 노사총괄부사장이 17일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강 전 부사장은 아무 말 없이 법정로 향했다. ‘노조 와해 문건을 정기적으로 보고 받았나’, ‘누구한테 보고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강 전 부사장 소명을 듣고 이르면 이날 밤늦게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부사장은 앞서 구속된 목장균(54) 전 노무담당 전무(현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지원센터장)와 함께 노조 와해 공작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강 전 부사장이 경찰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노조 대응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 출신으로 삼성에 입사한 이후 줄곧 인사 업무를 맡아온 강 전 부사장은 지난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부사장을 지냈다. 목 전 전무 역시 같은 기간 미래전략실에서 일했다. 이들은 지난해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전자 인사팀으로 이동했다.

검찰은 목 전 전무를 2013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기획 폐업, 노조 탈퇴 종용 및 재취업 방해, 직원 불법 사찰 등 작업을 총괄한 혐의로 지난 6일 구속한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0일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등 압수수색을 통해 미래전략실이 작성한 노조 와해 문건을 다수 확보했다. 특히 강 전 부사장 업무용 컴퓨터에서 유력 증거들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부사장이 구속될 경우 그룹 ‘윗선’을 향한 검찰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