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로 손꼽히던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이 16일(현지시간) 76세의 일기를 끝으로 세상을 떠났다. 생전 ‘소울의 여왕(Queen of Soul)’이라는 찬사를 얻었던 그녀는 목소리 만으로 전 세계인들의 영혼을 어루만졌다.
미국 언론들은 프랭클린이 이날 오전 9시50분 디트로이트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그녀는 췌장 신경내분비암으로 투병해왔다.
1942년 3월 25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태어난 프랭클린은 침례교 목사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가수였던 어머니는 프랭클린이 10살이 되기 전 세상을 떠났다. 어린 시절 마할리아 잭슨 등 기독교 복음성가 가수들을 접하면서 음악적 영감을 얻었으며 57년 노래 ‘가스펠 소울 오브 아레사 프랭클린’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그녀의 나이 고작 열네살이었다. 교회에서 녹음한 노래였다고 한다.
4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은 물론 작곡 및 피아노 실력까지 갖췄지만 처음부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녀는 애틀랜틱 레코드사와 계약한 뒤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여성 가수로 발돋움했다.
87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94년에는 존 F. 케네디 센터 주관 공연예술 평생 공로상 최연소 수상자가 됐고 2005년에는 대통령 자유 훈장을 수상했다. 그래미상은 무려 18차례 수상했고 빌보드 R&B 차트 1위곡 최다 보유(20곡) 기록을 갖고 있다. 누적 음반 판매량은 전 세계 7500만장에 이른다.
음악잡지 ‘롤링스톤’은 2012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 톱10’에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그녀의 이름을 올렸다. 영국 음악잡지 ‘모조’는 그녀를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 1위로 꼽았다.
68년에는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장례식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흑인인권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72년에는 자신에게 음악적 영감을 안겨주었던 마할리아 잭슨의 장례식에서 노래를 불러 감동을 안겼다.
2015년 12월에는 케네디 센터에서 노래를 불러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기도 했다.
흑인 음악의 전설적인 존재였지만 음주와 흡연, 비만 등으로 인한 건강악화가 문제였다. 한때 120㎏이었던 체중이 최근에는 40㎏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프랭클린이 숨지자 정계‧교계‧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팬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