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상봉] “이번에 또 헤어지면 제2 이산가족 될까 두려워”

입력 2018-08-17 12:01
2014년 북한 금강산 지역에서 열린 제19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작별상봉을 마친 남북 이산가족이 버스 창 너머러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20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앞두고 있는 조성연(85) 할머니는 기대감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심정을 솔직히 털어놨다.

평안남도 순천군이 고향인 조 할머니는 17세이던 1951년 1·4 후퇴 때 대구로 피난을 왔다. 4남매 가운데 둘째였던 조 할머니는 언니를 따라 내려왔고, 당시 14살이던 남동생과 11살이던 여동생은 북쪽에 남겨뒀다. 잠깐 피난 가는 줄 알았던 조 할머니에겐 그것이 동생들과의 마지막이었다.

조 할머니는 동생의 가족들을 만난다는 사실에 매우 기쁜 상황이지만 동시에 이번 상봉을 끝으로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메어온다. 그는 “이산가족 생존자 5만7000여명 중에 (상봉자로) 당첨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고 헤어지면 제2의 이산가족이 될 것 같다. 앞으로 또 언제 만날지 기약이 없어 심란하다”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 알 수 없지만, 앞으로 서신이라도 주고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통일부와 적십자사에 얘기했다”고 말했다.

공동취재단,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