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지표가 부진의 터널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쇼크 수준의 고용 지표가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제조업 취업자와 40대 취업자수가 줄었다. 실업자수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8만3000명이다. 지난해 7월보다 5000명 늘었다. 수치만 놓고 볼 때 2010년 1월 이후 가장 낮다. 2010년 1월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1만명 줄었었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시기였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2월부터 6개월째 10만명대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월평균 31만6000명 증가했던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이 유독 낮았던 것에는 기저효과도 한몫했다. 지난해 7월 취업자수는 2016년 7월보다 31만6000명 늘었었다. 지난해 7월 취업자수가 큰 폭 늘다보니 상대적으로 지난달 증가폭이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저효과 등을 감안해도 지표 수준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 문제는 실업자수 증가 상황도 심각하다는 것이다. 실업자는 103만9000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 8만1000명 늘었다. 지난 1월부터 7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고 있는데 이는 1999년 6월~2000년 3월에 이어 18년 4개월 만의 일이다.
이달 고용동향을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취업자가 12만7000명(2.7%) 감소했다. 임대서비스업(-10만1000명) 교육서비스업(-7만8000명) 등에서도 많이 줄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4만9000명) 정보통신업(6만8000명) 금융 및 보험업(6만7000명) 등에서는 취업자수가 늘었다.
노동시장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 취업자수는 14만7000명 줄었다. 1998년 8월 15만2000명 줄어든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통계청은 도소매업, 숙박업, 제조업 등에서 40대 취업자 감소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구 증가폭이 둔화하는 것 이상으로 취업자 증가가 크게 둔화했다는 분석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