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호준(77) 할아버지는 오는 20일 북한 금강산에서 열리는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석해 둘째 형수와 조카를 만날 예정이다.
고 할아버지는 상봉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둘째 형을 그리워하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애석해 했다.
고 할아버지의 둘째 형은 한국전쟁 당시 충북 청원에 내려온 인민군이 데려갔다고 한다. 당시 고 할아버지는 초등학교 1~2학년 나이였다고 한다. 이후 모친은 늘 둘째 형을 그리워했다. 고 할아버지는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작은아들 보고 죽어야 하는데’라고 말씀하셨다”며 “둘째 형 밥이라며 한 그릇 솥에 떠놓기도 하셨다”고 했다. 며칠 전엔 어머니가 고 할아버지에게 금반지를 끼워주는 꿈도 꿨다고 한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통해 고 할아버지는 둘째 형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혹시 전쟁 때 죽지는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44살에 돌아가셨다고 한다”며 “형수는 86세인데 살아계신다고 연락받았다. 형수님한테 굉장히 고맙다. 청춘에 혼자서 조카들 키워주시느라 (고생이 많으셨겠다)”고 말했다.
공동취재단,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