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1면 커버에 유명 스트릿 패션 브랜드 ‘수프림’ 광고가 실렸다. 신문이 나오자마자 23만부 모두 완판된 것은 물론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최고 20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단지 수프림 로고가 인쇄됐다는 이유에서였다.
1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많은 시민들이 출근길에 뉴욕포스트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한 남성은 41번가에 위치한 뉴스가판대에서 이른 시간에 50부를 구매했으며, 번화가에선 오전 7시30분쯤 다 팔렸다. 9시30분엔 뉴욕 전역에서 이 신문을 찾아볼 수 없었다. 1부당 1달러씩 하는 이 신문은 현재 인터넷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서 약 12달러부터 20달러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
뉴욕포스트 발행인 제시 안젤로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뉴욕포스트를 사기 위해 문의를 해 이 날은 추가 발행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수프림’은 가장 상징적인 뉴욕 브랜드 중 하나”라며 “우리는 (1면에 수프림 로고를 넣은 신문이) 수집가들의 아이템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뉴욕포스트와 수프림의 이 같은 협업은 지난 4월 수프림 측이 먼저 제안하면서 이뤄졌다고 미국 광고 전문지 애드위크가 전했다. 수프림은 2018년 가을/겨울 컬렉션 홍보를 위해 브랜드 전면 광고를 게재하길 원했고, 뉴욕포스트 역시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이 일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뉴욕포스트가 1면 커버를 광고면으로 발행한 경우는 이번 수프림 광고가 처음이었다.
1994년 문을 연 수프림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로 신상품이 몇 시간 내에 품절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뉴욕 소호 인근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신상품이 출시되면 긴 줄이 늘어선다. 수프림은 미국을 제외하면 일본과 런던, 프랑스에만 매장을 갖고 있어 전 세계 단 11개 매장뿐이다. 한정판 제품도 많이 출시해 마니아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이러한 인기는 수프림의 독특한 제품 판매 방식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기존 패션 브랜드는 시즌별로 모든 제품을 한 번에 발매하지만, 수프림은 신제품을 매주 목요일마다 소량 발매한다. 이렇게 발매한 신제품은 순식간에 동나도 재발매하지 않는다.
2016년에는 수프림 로고가 찍힌 벽돌이 30달러에 팔렸고 모든 제품이 품절되자 온라인에선 1000~2000달러에 팔렸다. 지난해엔 뉴욕 교통국과 협업해 지하철 표에 수프림 로고를 새겼더니 이를 사려는 사람들이 지하철역에 몰려들어 경찰이 출동했다. 루이비통, 콤 데 가르송, 톰 브라운, 나이키 같은 유명 브랜드들이 수프림과 협업했다. 이번 뉴욕포스트의 품절 배경에도 수프림의 이 같은 인기가 작용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