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많이 마음 고생을 하는 선수 중 한 명은 LG 트윈스 차우찬(31)일 것이다.
차우찬은 지난달 25일 고관절 부상으로 열흘 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가 돌아왔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 지난 10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3.1이닝 8실점했다. 평균 자책점은 무려 21.60이다. 8월 평균자책점이 19점대에 달하고 있다. 지난 7월 6일 KIA전부터 이날까지 6경기 연속 6점 이상 실점했다. 더구나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퇴출됐다.
차우찬이 심각한 부상을 안고 있는 건 아니다. 문제는 자신감이다. 안타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코너웍을 하다 보니 1게임에 볼넷 3~4개 내주는 게 다반사다. 볼넷을 내주지 않기 위해 가운데에 몰리는 공을 던지다 보니 난타당하기 일쑤다. 악순환이다. 특유의 미소가 사라진 지 오래다.
이 정도라면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 다른 보직을 맡겨 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LG의 사정이 여의치 않다. 15일 KIA 타이거즈전 승리로 한 숨을 돌리긴 했지만, 5위 자리는 여전히 위태롭다.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 모두 아프다. 5인 선발진 꾸리기 조차 힘겨운 상황이다.
그러기에 차우찬이 16일 인천 SK 와이번스 원정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올 시즌 SK 상대 성적은 2패뿐이다. 차우찬이 스스로 버텨내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기간에 기존 투수진에 과감한 변화를 줘야 한다. 그래야만 가을 야구가 가능해진다. ‘잘하는 놈만 쓰는 야구’는 장기 레이스에선 독이다. DTD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보직 개편 등 혁명적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