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에 6대 0 대승을 거두고 쾌조의 출발을 시작했지만 승리에 대한 기쁨은 잠시 뿐이다. 곧 17일 밤 9시(한국시간) 2위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2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월드컵과 다르게 아시안게임은 17일 동안 7~8경기를 치르는 긴박한 일정을 보내게 된다. 그런만큼 선수들의 체력관리를 염두에 둔 로테이션 정책은 필수적이다. 김학범 감독은 이를 인지하고 “주전은 없다. 전 선수들이 많은 시간을 뛸 것이다. 로테이션은 필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말레이시아전에서 손흥민과 황희찬이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황의조와 나상호가 바레인 전에 이어 곧바로 이틀 후에도 선발로 나서기엔 체력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체력 관리도 염려되는 상황. 손흥민은 이미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벌예선 전 경기에 출전했을 뿐더러 토트넘의 미국 프리시즌 투어까지 소화했다. 이후 다시 영국으로 가 지난 11일 뉴캐슬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까지 소화했다. 이후 곧바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가 대표팀에 합류했다. 장거리 이동과 살인적인 스케줄에 따른 그의 체력과 컨디션을 관리해야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선발 출전하더라도 경기를 풀타임 소화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무대에서 만큼은 영원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한국이지만, 한번만 미끄러지면 곧바로 탈락하는 토너먼트에 돌입하게 되면 매 경기 총력전을 펼쳐야한다. 조별예선을 통과하게 되면 ‘캡틴’ 손흥민의 무게감과 중요도 역시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언제든지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카드인 손흥민이 매 경기 출장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그간 국제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눈물의 잔혹사가 많았다. 지난 두 번의 아시안컵과 월드컵,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아왔으나 아쉬운 결과에 눈물을 쏟아내며 국민들에게 ‘울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우승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선 손흥민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의 체력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미 바레인에게 대승을 거둔 상황에서 그보다 약체인 말레이시아와 키르키즈스탄을 상대하는데 일찌감치 전력을 쏟을 필요는 없다. 김 감독이 어떤 식으로 로테이션을 활용할지 또하나의 보는 재미가 생겼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