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30대 계층을 가리키는 단어 중 '무민세대'라는 말이 있다. 이 단어는 한자 없을 무(無)와 의미를 뜻하는 영단어 'Mean'의 합성어로 의미 있는 것만 중요시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삶 속에서 소소하고 꾸밈없는 것들을 추구하는 세대 풍조를 담고 있다. 더 이상 크고 거창한 것으로부터 행복을 얻는 데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만의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 즉 작은 힐링이 곧 삶의 만족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2018년은 이러한 무민세대의 특성을 담은 아이템들이 유행을 이끌어 왔고 또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잘 키운 이모티콘 10 메시지 안 부럽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모티콘 활용 시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해 이미 3000억원 대를 기록한 이모티콘 시장은 올해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각종 캐릭터 시장의 선두 판로로 인정 받고 있다. 이모티콘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 간단하다. 쉽고, 편하게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디자인 제품들이 가지고 있는 높은 가격의 벽도 이모티콘은 상대적으로 낮다. 1000원에서부터 비싸도 3000원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기만 해도 얻을 수 있는 행복이기 때문에 무민세대의 소비패턴을 방증해주는 아이템이라고 볼 수 있겠다.
처음에는 이름도 생소 했던 슬라임은 이제는 힐링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으로 급부상하였다. 처음에는 어린 아이 장난감이라는 시각이 강했지만 지금은 어린 아이들뿐만 아니라 20~30대, 특히 이 세대의 여성층을 사로잡는 여가 아이템으로 인정받고 있다. 슬라임을 즐겨 구매하고 또 만드는 20대 여성들은 '슬라임을 만지고 있으면 머리 속의 잡생각이 날아가고 마음이 편해진다.'며'마음을 달래주는 장난감'이라고 평가했다.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경쟁하고 성장하는 사회 풍조에 지친 20~30대 계층에게는 마음을 중시하는 소비 즉, 가심비가 소비의 주요 척도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있어 슬라임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홈루덴스는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에서 파생된 말로 소위 '집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이다. 어딘가로 떠나고 꼭 밖으로 나서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아닌 집에서 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나만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태도가 드러난 것이다. 무민세대가 담고 있는 소소한 행복들의 추구에 걸맞는 라이프스타일로 이러한 홈루덴스족은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에 큰 의미를 보이고 있다. 컬러링북, 프랑스자수, 슬라임 등이 그 아이템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