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용의자들에 대한 선고 공판이 16일 열린다. 두 용의자는 유죄 판결을 받으면 말레이시아 법에 따라 사형에 따라 사형에 처해진다. 무죄일 경우 석방될 가능성도 있지만 말레이시아 검찰이 재판부의 결정에 불복하고 항소할 경우 즉시 석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6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16일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이사인 시티아이샤(26)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30)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두 피고인은 작년 2월13일 말레이시아 쿠알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맹독성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두 여성은 재판 과정에서 리얼리티 TV 쇼 촬영을 위한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의 말에 속아 이용당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두 여성은 사건의 배후로 북한인 4명을 지목했으나, 이들은 범행 후 말레이시아 국외로 도주해 행방이 밝혀지지 않았다. 북한 당국은 김정남 암살 배후설을 부인한 상태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검찰은 지난 6월 최종변론에서 두 여성이 VX를 사용한 암살을 위해 훈련된 요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독극물이 가장 잘 흡수될 수 있는 신체 부위(얼굴과 눈)를 알았고, 자신들이 중독되지 않기 위해 15분 안에 독성 물질을 씻어내야 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두 여성이 리얼리티 TV 쇼 촬영을 위한 장난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김정남을 공격할 때 전혀 웃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했다. 만약 유죄가 인정될 경우 말레이시아 법률 상 이들에게는 최고형인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용의자들이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날 CNN 등은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이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하면 2명의 용의자에게 무죄가 선고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티의 변호를 맡은 구이 순 셍 변호사는 언론에 “김정남의 얼굴에 VX를 바르는 모습이 찍힌 흐엉과 달리 시티는 관련 영상이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고, 기타 증거물도 빈약하기 때문에 석방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흐엉의 변호인 히샴 테 포 테익 변호사도 “CCTV 기록은 흐엉이 무고함을 입증해 준다”면서 “재판에서 정의가 실현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1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1시) 살인 혐의로 기소된 시티와 흐엉에 대한 선고공판을 시작한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