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다이어트, 담석증 부른다

입력 2018-08-16 09:12
칼로리를 급격하게 제한하고 다이어트 보조제를 섭취하는 무리한 다이어트가 담석증을 유발해, 그간 노인병으로 인식되던 담낭 질환이 20~40대 청·중년층도 많이 괴롭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간담췌 외과 신준호(사진) 이성열 교수 연구팀은 1991년부터 2016년까지 복강경하 담낭 절제술을 받은 8000명의 발병원인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분석결과 수술을 받게 된 동기는 담낭염이 86.7%를 차지, 가장 높은 발생빈도를 보였다. 이어 담낭 용종과 같은 양성 종양 11.6%, 담낭암 1.7% 순서로 나타났다.

그동안 복강경수술법의 발전에 힘입어 담석증 등 담낭질환으로 개복 수술이 필요한 비율은 13%선으로 크게 감소했다.

90년대만 해도 단순 담낭 절제술 및 광역 담낭 절제술이 30%를 차지했으나 2000년대 후반부터는 수술 중 개복 하 단순 담낭 절제술, 담도 절개술 및 광역 담낭 절제술을 포함해 개복수술 비율이 13%로 17% 포인트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개복 수술이 불가피했던 경우는 이전 수술로 인한 유착, 다른 담도 질환을 동반, 밀르지 증후군(담도가 막혀 황달이 심해지는 증상) 등이 있을 때였다.

이성열 교수는 “연구결과를 통해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수술기법의 발전과 항암 치료를 통해 이전엔 수술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던 담낭암도 수술 및 완치가 가능해졌다”며 담낭 질환은 극복할 수 있는 질환임을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담석증은 2010년에 비해 2016년에 27%가 증가했으며, 이중 남성이 9360명, 여성이 1만2970명이다. 최근 젊은 여성들의 발병이 증가함에 따라 무리한 다이어트와 다이어트 보조제, 피임약 등이 담석증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담석증은 담낭내부의 담즙 성분 중 일부가 굳어져 담관, 담낭(쓸개)에 돌이 생기는 질환으로, 보통 튀김이나 육류 등 기름진 음식 섭취 습관 때문에 나타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오랜 기간 지방 섭취를 하지 않는 경우에도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않아 고인 상태로 농축되기 때문에 담석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외에도 담석증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유전질환, 대사이상, 고령, 간질환, 비만, 당뇨, 약물 등을 꼽을 수 있다.

신준호 교수는 담낭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피하고, 과하게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되 단백질과 채소가 어우러진 식습관이 필수”라며 주기적인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