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고발 프로그램 추적60분이 안 전 지사와 김지은 전 정무비서가 주고받은 메시지와 업무 인수인계 자료 등을 토대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위력의 의한 성폭력 여부를 집중 분석했다. 충남도청 직원들의 엇갈린 주장도 나왔다.
15일 오후 방송된 KBS2 교양프로그램 ‘추적60분’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김지은 전 정무비서 성폭력이 무죄 판결 받은 이유를 추적했다. 이날 방송에선 안 전 지사가 김씨를 위력에 의한 성폭행 했음을 입증하기 위해 제시된 증거인 문자 메시지가 공개됐다.
안 전 지사는 김씨에게 주로 단답형으로 지시했고 김씨는 이를 깍듯이 이행했다. 안 전 지사가 술, 담배 등의 심부름을 지시하면 김씨는 ‘네’라고 답했다.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해 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안 전 지사가 답변이 늦다고 지적하면 김씨는 그 이유를 설명한 뒤 곧바로 이행하겠다고 답했다. 이를 보면 두 사람의 관계가 수직적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그러나 직장 상사와 동료, 김지은씨가 주고받은 메시지에서는 안 전 지사에 대해 우호적이었다. 김씨는 “스위스 다녀오고서 덜 피곤한 것 같다. 릴렉스와 생각할 시간을 만든 것 같아 뿌듯하다. 정말 고생 많았다”는 문자 메시지를 건넸고 직장 동료는 “수행비서가 고생이지”라고 답했다.
이에 김씨는 “그런데 이것도 즐거우니 문제라고들 하는데 뭐 어쩌겠냐. 내 마음이 그런 걸”이라며 “내 사장은 내가 지킨다”고 답했다. 이 같은 문자 메시지 내용은 안 전 지사와 김씨가 남다른 친밀감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해 ‘피해자다움이 없다’는 지적을 받게 했다.
이에 대해 김씨 측 변호인은 최윤정 변호사는 “보직을 유지하기 위해 피해를 폭로하지 않은 이상 평소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다”며 “그 상황에 닥치지 않더라도 남자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사안인데 이제와 그런 부분들을 이성적 관계로 몰아가려고 하는 것이 피해자한테 제일 가혹한 상처”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공개된 김씨의 업무 인수인계 자료도 눈에 띄었다. 해당 자료엔 ‘지사님 기분’이라는 부분에 별 두 개가 체크 돼 있었다. 여기엔 ‘병장을 웃기는 이등병의 마음’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이는 절대 권력인 안 전 지사의 기분에 맞춰 행동해야 하며 그의 기분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과연 안 전 지사는 제왕적 리더였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제작진은 충남도청 관계자를 인터뷰 했다. 한 도청 직원은 “그렇게 권위적이고 독선적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사소한 건 늘 말씀드리면 수용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도청 관계자는 “앞에선 대중적이고 친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뒤에선 목에 힘주고 제왕적이었다”며 “참모들이 감히 안 전 지사한테 직언을 못한다. 직언할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