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국회의원이 히틀러 복장으로 의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히틀러 특유의 ‘칫솔’ 모양의 콧수염을 붙이고 나치 문양의 완장을 차고 왼쪽 가슴 주머니에도 나치 상징물을 붙였다. 그의 요구 사항은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더 많은 지원을 하라는 것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나라말리 시바프라사드 의원은 지난 9일 사진 기자들을 항해 나치식 경례인 ‘하일 히틀러(히틀러 만세)’까지 했다.
시바프라사드 의원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히틀러를 따르지 않도록 경고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디 총리가 자신이 대표하는 안드라프라데시주에 대한 지원 약속을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인도 여당과 오랜 연정 관계를 유지한 안드라프라데시주 집권정당인 텔루구 데삼당(TDP)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특별 경제 지원을 해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모디 집권당이 거부하자 지난 3월 연정을 깼다. TDP는 지난달 의회에서 불신임 투표를 통해 모디 정부 붕괴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올해 67세인 시바프라사드 의원은 전직 배우로 이전에도 농부와 목동, 무슬림 성직자, 여성 등의 복장을 하며 다양한 이슈에 대해 항의 표시를 해 왔다.
AP통신은 시바프라사드 의원이 히틀러 복장을 하고 ‘하일 히틀러’를 외쳤지만 의회 내에서 그를 향한 비난은 없었다고 전했다.
인도에서는 2차 대전 당시 유대인 대학살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고 히틀러는 집단 학살을 저지른 독재자라기보다는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갖고 있다. AP통신은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Mein Kampf)’은 인도 많은 서점에 진열돼 있고, 해적판들도 뉴델리나 다른 큰 도시 거리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