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커뮤니티인 워마드(Womad) 일부 회원들이 15일 ‘문재인 대통령 탄핵 집회’ 참가를 예고하면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집회 참가자가 저조해 아직까지는 큰 충돌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워마드 회원들은 추가 시위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부터 워마드 홈페이지에는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진행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자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해당 집회는 대한애국당을 비롯한 일부 단체에서 주도한 행사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취지의 집회를 여러 차례 진행해 왔다. 워마드 내부에도 박 전 대통령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지지하는 회원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에 앞선 지난 13일에는 홍대 미대 남성 누드모델을 불법촬영한 여성에게 징역 10개월이 선고되고, 14일에는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안희정(53) 전 충남지사가 무죄 판결에 이어 광복절 특사 가석방 대상자에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 120여명이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워마드 회원들과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현 정권이 성차별적 수사에 대한 책임이 있음에도 방조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워마드 회원들은 붉은색 상의를 입을 것을 결의하고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피켓 등을 준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집회는 주로 중장년층이 모여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무효와 석방 등을 주장했고, 워마드 측에서 언급한 여성 인권이나 수사·판결 관련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집회 당일 오후 2시쯤부터 워마드에는 ‘오늘 시위 다들 온 것 맞냐’ ‘어디서 모이면 되느냐’ ‘(집회 장소가) 광화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어디로 가면 되느냐’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집회 장소에 빨간 옷을 입고 도착했다는 한 워마드 회원은 “주변에 기자들과 경찰들 많이 깔렸다. 혹시나 잡히면 절대 질문에 대답하지 말고 다른 데로 도망가라”고 조언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오후 3시가 지나도록 집단적 움직임이 없자 워마드 내에서 참가자를 모으자는 의견을 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집회 주최 측 관계자는 “오늘 진행한 집회에 대해 13일과 14일에 여성들의 문의가 몇 건 있었다”며 “집회에 찬성하는 입장이라면 누구나 가리지 않고 참석이 가능했지만 일부 극단적인 여성단체들이 참가하는 경우 집회 목적이 불분명해져 집회 전날 광화문에서 서울역으로 장소를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후 5시 현재 광화문을 비롯한 서울 시내에는 탄핵 집회 참가자들이 다수 잔류해 있다. 워마드에도 추가 집회가 있을 수 있다면서 참가를 독려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