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제노바 다리 붕괴로 35명 사망, 인재 가능성 높아

입력 2018-08-15 06:56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에서 발생한 고속도로 다리 붕괴 사고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CNN방송 등 주요 외신들은 제노바 소방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다리 붕괴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35명으로 늘었다고 15일 보도했다.

사고는 14일 정오쯤 제노바에 있는 ‘모란디'(Morandi)’ 다리의 교각과 상판이 갑작기 붕괴하면서 일어났다. 다리의 80m 구간이 무너지면서 그 위를 달리던 차량 여러 대가 45m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란디 다리는 프랑스로 가는 A10고속도로와 이탈리아 밀란으로 향하는 A7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다리다. 총길이는 1㎞로 1968년 완공된 이탈리아 최초의 사장교다. 다리 아래로는 철도와 도로, 창고 등이 있고 2016년에도 보수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 원인이 명확히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 당국은 이번 사고가 안전 점검과 보수 등에 소홀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닐로 토니넬리 이탈리아 교통장관은 “1960년대 이탈리아에 지어진 다리와 고가들 대부분이 충분한 관리와 점검, 안전 작업을 받지 않았다”며 “사고 원인이 부주의로 판명되면 책임자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사망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모란디 다리 붕괴 사고는 1994년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 참사를 연상케하고 있다. 성수대교는 1979년 준공된 한강 최초의 트러스 다리였다. 완공 당시 “가장 아름다운 한강 대교”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성수대교는 그러나 1994년 10월 21일 오전 상판 48m 구간이 갑자기 무너졌고, 버스와 승합차 등이 추락해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했다. 당시 문민정부는 사고의 원인이 총체적인 부실공사와 안전관리라고 결론 내렸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