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9·2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전당대회)를 앞두고 14일 후보자들 간의 첫 TV토론이 진행됐다. 첫 토론인 만큼 후보들 사이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특히 대세론을 앞세우고 있는 손 후보를 향한 다른 후보들의 견제가 두드러졌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하태경·정운천·김영환·손학규·이준석·권은희 후보(기호순)는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SBS 등촌동 스튜디오에서 열린 지상파 3사(KBS, MBC, SBS) TV토론회에 나서 능력과 자질을 검증받았다.
안심(安心·안철수의 의중)의 향배가 손 후보를 향해 있고, 그가 당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당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영환 후보는 “손 후보가 이번에 당대표가 되기 위해 신용현 의원과 김수민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삼아 줄을 세우곤 이것을 안심이라고 했다”며 “이는 안철수 전 의원도 죽이고 우리 바른미래당도 죽이고 손 후보도 죽이고 거기에 줄을 선 국회의원도 죽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손 후보는 “저는 안심을 팔아 당 대표가 될 생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태경 후보는 “손 후보는 정견발표 때 다른 후보들이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는데 지금 여기 있는 후보 중 준비되지 않은 후보는 한 분도 없다”며 “이미 준비된 후보가 많은 상황에서 손 후보의 출마 명분은 약하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후보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공직 적성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며 “6·13 지방선거 당시 송파을 공천 사태를 보면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손 후보는 상황판단에서 낙제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운천 의원도 손 후보를 향해 “선대위원장 맡은 지방선거에서 천여명 이상이 출마했으나 전부 몰살당했다”며 책임론을 거론했다.
권은희 후보는 “손 후보는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 때도 이해찬·정동영과 치열하게 경선을 했던 분”이라며 “11년이 지났지만 공교롭게도 이 세 분은 전부 당권에 도전하고 있다. 모든 것이 빛의 속도로 변하는데 우리 정치권은 왜 과거로 회귀하는지 묻고 싶다”고 물었다. 손 후보는 “저도 참 이 길을 걷고 싶지 않았다”면서도 “내게 남은 마지막 사명이라는 맘으로 고심 끝에 나왔다. 제가 대표로 출마한다는 얘기에 당을 나가는 것을 보류하겠다는 원외위원장 분들도 많았다”고 답했다.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오는 18일 부산·울산·경남, 25일 대전·충남·세종, 26일 광주·전남, 27일 TV조선에서 토론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은 이밖에도 종합편성채널과 지역민방 토론회 일정 등을 추가로 조율 중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