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인형 탈을 쓰고 공연하던 롯데월드 아르바이트생이 결국 쓰러졌다. 그러나 롯데월드 측은 곧바로 119구급대를 부르기는커녕 주변 직원들의 입단속을 시키며 ‘쉬쉬’했다는 증언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MBC는 지난달 25일 인형탈을 쓰고 공연을 하는 아르바이트 직원 황인영씨가 쓰러진 영상을 공개하며 경련 증상까지 보이는 상태였지만 롯데월드 측은 119에 신고하긴 커녕 직원들 입단속에 급급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영상 속 황씨는 숨을 헐떡거리며 쓰러져 있다. 동료들이 불러도 대답이 없다. 의식을 잃은 그는 경련 증상까지 보였다. 황씨는 MBC에 “호흡이 안 돼서 약간 비틀거리다 쓰러진 것으로 기억난다”며 “온도가 너무 뜨거워 너무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동료들은 당시 119에 연락하려 하자 현장 감독이 “누워 있으면 괜찮다”며 주변에도 말리지 말라고 했다고 매체에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황씨가 병원으로 옮겨진 건 쓰러진 지 1시간이 지난 뒤였다. 황씨는 전날에도 의무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에 대해 롯데월드 측은 의무실에 상주하는 간호사가 필요한 조치를 취했고 처음 쓰러졌을 때 다른 업무를 권했지만 본인이 희망해 공연에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황씨는 “위가 유리로 돼 있어 햇빛이 다 들어온다. 천장이. 그래서 엄청 덥다”며 “밥 먹을 시간도 거의 10분에서 15분 정도밖에 없다”고 MBC에 말했다. 이는 롯데월드는 실내 온도가 26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리 천장 아래에서 공연하는 직원들의 체감 온도는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폭염 때 1시간 작업 중 15분 휴식이라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롯데월드 측은 직원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충분한 휴식 시간을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