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환율이 폭락하면서 터키 쇼핑몰을 향한 해외 직구족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국내에서 결제가 가능한 터키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원하는 물건을 리라화로 결제할 경우, 반값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환율이 크게 들썩일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다. 그러나 환율만 믿고 섣불리 구매를 강행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어 구매에 신중해야 한다.
13일 오후 내내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는 터키 환율이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터키 환율은 13일 곤두박질쳐서 1리라에 170원까지 떨어졌다. 원화 대비 터키 환율이 100원대로 진입한 것은 10일경 부터다. 지난달부터 줄곧 200원대를 유지했고 매일 떨어졌다. 하락 폭이 달랐을 뿐이지, 터키 환율은 우하향세 곡선을 그렸다. 터키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과 터키-미국 간 관계 악화의 영향 탓으로 올해 40% 넘게 내렸다.
터키 환율 검색어와 함께 ‘터키 버버리’도 상위권 검색어에 올라가 내려올 줄 몰랐다.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터키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품을 구입하면 갑자기 떨어진 환율 탓에 물건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터키 버버리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제품을 한국 사이트와 비교해 보면 50만~60만원 정도 저렴하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대중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직구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국내 여러 커뮤니티에는 “터키 버버리 직구하고 싶다”는 글이 넘쳐났다. 일부는 터키 버버리에서 제품을 샀다는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해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경우, 한국으로 배송받을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쇼핑몰에서 직접 한국으로 배송을 받거나 해외 현지에서 배송 대행을 맡아주는 업체를 통하는 경우다. 터키 버버리의 경우 전자인 직배송을 하지 않기 때문에 터키 현지 배송 대행지를 통해야만 물건을 살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대형 배송대행지가 운영하는 터키 사업장이 없다. 그 때문에 국내 소비자가 터키 버버리를 사려면, 현지의 영세 배송대행지를 물색 해야한다. 배송 대행을 해줄 업체를 찾는다고 해도 남은 문제가 있다.
국내 최대 배송대행지 업체인 몰테일의 관계자는 “해외 직구의 목적은 국내보다 저렴하게 사는 데 있는데, 배송 중 파손이나 분실 정책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업체를 통하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또 “해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 관·부가세를 따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는데 최종 가격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직구의 경우,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들여오는 물건은 150달러 미만이어야 관부가세를 면제 받는다. 미국은 제품 성격에 따라 면제 기준이 200달러로 높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