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인 교체 사유는 부상이다. 실상은 성적 부진이다. 선동열 감독은 13일 야구 대표팀 엔트리에서 LG 트윈스 선발 투수 차우찬(31)과 마무리 투수 정찬헌(28)을 뺐다.
차우찬은 고관절 통증으로 2군을 다녀오긴 했다. 문제는 회복 기미를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차우찬은 13일 현재 22경기에 등판해 7승9패, 방어율 6.9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4경기에서 3패, 방어율 13.75로 처참한 기록을 남긴 뒤 2군으로 내려갔다. 1군 복귀 후 지난 4일 돌아왔지만 SK전에서 4이닝 8실점으로 또 무너졌다. 7월 이후 6경기에서 승리없이 4패에 평균자책점이 15.43에 이른다.140㎞ 후반대였던 최고 구속도 초반으로 떨어져 있다.
정찬헌도 최근 5경기에서 3⅓이닝 동안 무려 11점을 내줬다. 지난 12일 고척 넥센전에선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3실점했다.7월 이후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22를 기록했다.
이들의 동반 부진 속에 LG는 최근 10경기에서 1승 밖에 따내지 못했다. 54승1무58패로 5위이지만 6위 삼성(53승3무57패)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겨우 앞서고 있다. 8위 롯데 자이언츠와도 2게임차에 불과하다. 더욱 뼈아픈 것은 선발 로테이션의 핵심이던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마저 부상 중이라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팔꿈치의 뻐근함을 느낀 윌슨은 열흘 휴식 후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복귀가 늦어지게 됐다.
LG 팬들은 7년 전인 2011시즌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 전반기를 41승41패 4위로 마쳤지만 후반기에는 18승2무31패의 최저 성적을 거뒀고 급기야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DTD’라는 유행어가 LG 주변을 다시 맴돈다. ‘DTD’는 Down team is down의 약자다. ‘내려갈 팀은 반드시 내려간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까지 남은 이번 주 3경기에서 반등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DTD는 현실화될 수 밖에 없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