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는 인터뷰 도중 중국 공안에 연행된 교수에 대한 구명운동이 시작됐다.
미국의 소리(VOA)는 13일(현지시간) 쑨원광(孫文廣·85) 전 산둥대 교수에 대해 산둥대 동문들이 석방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냈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현재까지 150명이 넘는 동문들이 이에 서명했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쑨 전 교수의 건강을 우려하면서 “중국은 법치국가로 모든 관련 기관과 조직 및 개인은 헌법 체계 안에서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당국은 개인의 언론자유·행동자유·인신자유를 보장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했다. 또 “개인권을 존중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안을 처리하는 것이 당국 의무다. 산둥대도 이런 사안들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 쑨 전 교수는 지난 1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 도중 공안에 연행됐다. VOA와의 통화가 시작된 뒤 그가 “중국이 아프리카 등에 돈을 뿌리는 것은 국가나 사회에 별로 좋지 않다”고 말하는 순간 공안들이 들이닥쳤고, 그는 그 순간에도 공안들에게 “내가 틀린 말을 했느냐. 대다수 중국 백성은 아직 가난하다”고 했다. VOA는 전화 연결이 끊기기 직전에 쑨 교수가 “나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당시 VOA는 공안 출동으로 전화가 끊긴 뒤 쑨 교수와 연락이 닿지 않자 중국 외교부와 산둥대 공안처, 현지 파출소 등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VOA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쑨 교수는 현재 가택연금 상태이고 외부와 접촉이 금지됐다.
쑨 전 교수는 중국 공산당 정책을 지속적해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말 시 주석의 일대일로(21세기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 계획)을 비판하는 문건을 발표했다. 문건에는 시 주석을 상대로 “중국은 여전히 많은 빈곤층이 학교에 못 가고 노후를 걱정하며 1인당 GDP도 79위에 불과하다”며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중동·아프리카 등에서 독재자 지원에 돈을 쓰지 말라”고 주장했다.
쑨 전 교수 연행 이후 중화권 언론과 외신들은 일제히 해당 소식을 보도했다. VOA 측은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VOA는 이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정보가 들어오는 대로 바로 보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까지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