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초 ‘제주살이’를 하는 20대 여성 두 명이 제주 올레 마지막 코스를 돌다 제주 추자도 신양교회를 둘러보게 됐다.
일제강점기 신양교회에서 목회를 했던 방계성(1888~1949) 목사가 이 섬까지 들어와 선교와 교육에 힘썼다는 사실을 교회 관계자를 통해 알게 된 그들은 “아 그랬군요” 하며 예배당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사물에는 이야기가 있다. 한낱 벽돌 일 수 있고, 콘크리트 일 수 있는 건물은 사람이 그 공간을 사용함으로써 이야기가 생긴다. 그 공간에서 어떠한 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후대에 빛이 되고 소금이 된다.
신사참배 거부로 옥고를 치렀던 선각자 방계성 목사는 이곳에서 섬소년 오재길 오재식 형제를 신앙으로 양육했다. 그들은 훗날 각기 한국정농회 설립과 월드비전 회장으로 한국현대사의 기독인 지도자가 된다.
사진은 그 신양교회 골목 어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탐방객의 ‘인증샷’ 촬영. ‘신양상회’ 뒤로 신양교회 십자가탑이 보인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