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잇따른 적대 발언에 폭락을 거듭하던 터키의 리라화 가치가 소폭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13일 오전 7시32분 기준 현재 리라의 대 달러 환율이 6.8347리라라고 밝혔다. 이는 주말 한때 역대 최고치인 달러당 7.24리라에 달하며 폭락을 거듭했던 리라화 가치가 소폭 상승한 것이다.
리라화 폭락이 이어지면서 터키에서는 불안정한 외환환경을 우려한 국민들의 ‘뱅크런(현금 인출 사태)’ 마저 우려되고 있다. 외신들은 상황 악화를 걱정하는 현지 주민들이 외환환전소에 몰리거나 자동현금입출금기(ATM)에서 돈을 인출하는 장면을 보도하기도 했다. 터키 정부는 “외환보유 상황이 충분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진정되지 않자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은 리라화 폭락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내놓겠다고 이날 밝혔다. 알바이라크 장관은 이날 터키 신문 휴리예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기관들은 월요일(13일) 아침부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대비책과 행동 계획이 마련돼 있다. 필요한 발표 내용은 시장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터기의 갈등은 봉합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양국 간의 갈등은 미국이 지난 1일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테러·간첩 혐의로 2년 가까이 구금하고 있는 터키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에 대해 제재를 가하면서 촉발됐다. 양측간 포로 협상에 진전이 없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터키에 대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배로 올리겠다며 보복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를 노린 (미국의) 음모로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미국이 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새로운 동맹을 찾아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함께 가입 중인 동맹관계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