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 같은 ‘신입생’ 조르지뉴, 첼시의 중심 올라서다

입력 2018-08-12 14:05
조르지뉴(왼쪽)와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 첼시 홈페이지

조르지뉴(27)가 새로운 첼시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조르지뉴는 나폴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최우선 타깃으로 꼽혔으나 은사인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을 따라 첼시로 방향을 급선회 했다.

전임인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과 현직인 사리 감독의 전술적 스타일이 확연하게 다른 만큼 급변한 첼시의 시스템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많았으나 조르지뉴는 그 가운데 유연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첼시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볼터치를 가져감과 동시에 팀의 공수를 조율한다.

‘사리볼’은 짧은 패스를 통해 많은 볼 소유를 하고 수비시에는 높은 라인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구사하는 사리 감독 특유의 축구 시스템을 뜻한다. 조르지뉴는 이러한 ‘사리볼’에서 4명의 수비라인 앞에 위치해 볼을 전방으로 배달해주는 후방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한다. 그런만큼 빠른 패스와 넓은 시야와 뛰어난 기술력을 겸비한 선수다. 지난 시즌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부진과 네마냐 마티치의 이탈로 중원에서의 원활한 패스를 해줄 선수가 사라진 첼시에서 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조르지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전을 치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첼시는 11일 밤 11시(한국시간) 영국 웨스트 요크셔 허더즈필드에 위치한 존 스미스 스타디움서 열린 허더즈필드와 2018-2019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조르지뉴는 양 팀 선수 모두 가장 높은 패스 성공률(93.9%)를 기록하며 첼시의 모든 공격 전개에 가담했다. 패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첼시 데뷔골까지 기록했다. 은골로 캉테와 조르지뉴의 활약에 힘입어 후방 빌드업과 수비 안정 모두 갖추게 된 첼시의 공격력은 더욱 매서워졌다.

마르코스 알론소는 시즌 시작을 앞두고 “조르지뉴가 사리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스타일을 선수단에게 조언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전 소속팀 SSC나폴리에서 함께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리 감독이 완성시키려는 시스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다. ‘고참’ 같은 ‘신입생’의 느낌이다. 첼시가 그동안 주축 선수들과 감독들의 불화설이 끊이질 않았던 점을 생각했을 때 이 점에서 조르지뉴는 선수단과 사리 감독과의 중간다리 역할도 해줄 수 있다.

사리 감독은 조르지뉴에게 나폴리에서의 역할을 그대로 맡기며 프리미어리그 무대 적응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배려를 하고 있다. 첼시는 공격 보강에 실패한데 이어 티보 쿠르투아의 이탈로 케파 아리사발라가에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 지출하며 아쉬움 남는 이적시장을 보냈다. 그러한 가운데 조르지뉴가 리그 첫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신의 한수’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높였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