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개 美신문 ‘사설’로 트럼프 ‘언론 사격’에 대응한다

입력 2018-08-12 07:28 수정 2018-08-12 10:25
AP뉴시스

언론을 ‘적’ 또는 ‘가짜’로 몰아세우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미국 내 70여개 매체가 사설을 통한 연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보스턴글로브는 각 신문사 편집국과 연락을 취해 오는 16일 ‘자유 언론에 반대하는 더러운 전쟁’을 비판하는 사설을 게재하기로 했다.

이날 현재 참여 의사를 밝힌 신문사는 70여개 사다. 휴스턴 크로니클,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 마이애미 헤럴드, 덴버 포스트 등 대도시 일간지부터 발행 부수가 4000부 정도에 불과한 지역 주간지까지 다양하다. 사설 연대 투쟁에 참여하는 언론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글로브 측은 이번 대응에 동참하는 각 신문사에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해왔는지와 상관없이 언론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에 공동 입장을 취해줄 것을 제안했다. 사용하는 단어는 다르겠지만, 최소한 ‘(언론에 대한) 공격은 걱정스럽다’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스턴글로브 마저리 프리처드 부 편집주간은 “이번 일을 계기로 언론·종교·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에 대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독자들이 깨닫기를 희망한다”면서 “자유로운 독립언론은 우리 헌법에 명시된 가장 신성한 원칙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펜실베니아주 연설에서 “언론은 북·미회담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다. 역겨운 가짜뉴스다. 그들은 정직한 보도를 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지어낼 뿐”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두고는 “많은 뉴스 미디어들이 실로 국민의 적”이라며 노골적인 반감을 표출했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