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노동자 통일축구경기가 11일 3년 만에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다.
경기는 한국노총 대표팀과 북측 조선직업총동맹(직총) 건설노동자팀, 민주노총 대표팀과 직총 경공업팀 등 2개로 나뉘어 진행된다. 주최 측은 이날 양대 노총 조합원과 서울시민 등 3만여 명이 경기장에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축구대회는 1999년 평양에서 첫 대회가 개최된 이후 2007년 경남 창원 대회, 2015년 평양 대회에 이어 네 번째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통일축구대회는 지난 20년 간 정권이 보인 정치성향 변화와 관계없이 꾸준히 이뤄진 유일한 남북민간교류사업”이라고 자평했다.
특히 이날 열리는 대회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만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 교류 행사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주영길 직총 위원장을 포함한 북측 대표단 64명은 전날 오전 서해 육로를 통해 방남해 숙소인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남북노동차단체 대표자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주 위원장은 “우리 대표단을 따뜻하게 맞아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감사하다”며 “지난 2016년 서울에서 대회를 개최하기로 발표했었지만 남북 사이에 정치적 불신의 골이 깊어져 무산됐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끝에 다시 대회가 열렸고 통일의 대로를 든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 대표단과 양대 노총은 이날 남북 노동단체 산별·지역별 모임을 한 뒤 오후 2시쯤 용산역에 있는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찾아 헌화할 계획이다.
통일축구대회는 오후 4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대회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을 찾아 전태일 열사와 그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문익환 목사 묘소에 참배할 예정이다. 이후 서해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귀환한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