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축구대회, 이기고 지는 경기 아냐” 北 주영길 조선직총위원장

입력 2018-08-10 16:02 수정 2018-08-10 16:37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 참가하는 주영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 도착해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포옹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 참가하는 북한대표단 64명이 10일 오전 방남했다. 북한 노동자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의 주영길 위원장은 “북남노동자통일축구대회는 결코 누가 이기고 지는 승부 겨루는 경기 아니다”며 “마음과 뜻을 합쳐 통일 염원을 앞장해서 열어가려는 우리 노동자들의 민족적 단합과 통일 지향 경기”라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공동기자회견에서 “북측대표단을 따뜻히 맞아주고 열렬히 환영해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깊은 사의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 위원장은 “북남공동추진위원회가 통일축구 대회를 반드시 개최하기 위해 적극적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런 노력은 판문점 북남 상봉으로 북남 관계가 극적으로 전환되면서 오늘 현실로 이어지게 됐다”며 “북과 남의 각계각층 사이의 길을 넓히고 통일을 든든히 다져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 상암에서 열리는 북남노동자통일축구대회는 결코 누가 이기고 지는 승부 겨루는 경기가 아니다. 말 그대로 마음과 뜻을 합쳐 통일 염원을 앞장해서 열어가려는 우리 노동자들의 민족적 단합과 통일 지향 경기”라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또 “사회의 기본 계급인 노동자가 일어서면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전진한다”며 “역사의 창조자, 시대의 개척자들인 북남 노동계급은 역사의 새 시대를 열은 판문점 선언을 고수하고 이행해나가는 데 선봉적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온쪽부터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북측 주영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남측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판문점선언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단체 대표자 공동기자회견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기자회견에 함께한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는 지난 시기 남북의 노동자가 함께 노력한 결실”이라며 “지난 시기 6.15공동선언 지지·이행을 위해 쉼없이 노력해온 남과 북의 노동자는 6.15공동선언을 계승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길에 다시금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발언 순서인 민주노통 김명환 위원장 역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는 남북의 노동자가 가장 앞장서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에 앞장서겠다는 의지와 결의를 다지는 장이 될 것”이라며 “통일축구대회는 판문점선언 시대, 남북 민간자주교류의 첫 시작점이자 각계각층 교류와 왕래의 대통로를 열어내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는 1999년 평양대회, 2007년 경남 창원 대회, 2015년 평양 대회에 이어 네 번째다. 2016년과 2017년에도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개최를 시도했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열리지 못했다. 3단체가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건 처음이다.

북측 조선직업총동맹 대표단은 11일 오후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양대 노총 조합원과 축구대결을 펼친다. 북측 대표단은 12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을 방문해 전태일 열사와 문익환 목사 묘소도 참배할 예정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