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율 0.705’ 투수들이 박병호를 무서워하는 이유다

입력 2018-08-10 13:53

장타율 0.705.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 얘기다.
박병호는 10일 현재 285타수 95안타로 타율은 0.333이다. 이 중 2루타는 13개, 홈런 31개다. 팀이 치른 112경기 중 30경기를 결장한 기록이라 더욱 무섭다. 특히 장타율 7할이 투수들을 두렵게 만든다.

장타율은 단타를 1, 2루타를 2, 3루타를 3, 홈런을 4로 계산하여 합한 수를 타수로 나눈 값을 말한다. 산출 공식은 {단타의 개수+(2루타의 개수×2)+(3루타의 개수×3)+(홈런의 개수×4)}÷타수. 타수당 몇 루를 진루할 수 있는가 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기대 수치이다. 만약 장타율이 0.500인 타자가 있다면 장타를 칠 확률이 50%라는 것이 아니라, 타수마다 0.5루의 진루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홈을 4루로 보았을 때, 매번 홈런만 친 타자의 장타율은 4.000이 된다. 박병호는 타수마다 0.7루의 진루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역대 장타율 1위는 NC 다이노스 선수였던 에릭 테임즈로 2015년 무려 0.790을 기록했다. 백인천이 프로야구 개막 첫해 0.740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박병호 본인도 2015년 0.714로 역대 6위에 올라 있다. 이밖에 강정호와 심정수만이 0.700을 넘어선 타자들이다.

홈런 페이스는 공포를 느끼게 할 정도다. 박병호는 31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3위다. 35개로 1위인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과 4개 차이다. 박병호는 시즌 초반 종아리 부상을 입으면서 4월 14일부터 5월 19일까지 36일 동안 1군에서 빠져 있었다. 그럼에도 5월 10경기 5홈런, 6월 25경기 8홈런을, 7월에는 22경기에서 9홈런을 날렸다. 8월에는 7경기 만에 홈런 5개를 담장 밖으로 날렸다. 5월 부상 복귀 후 64경기에 27홈런, 경기당 0.32홈런이다. 박병호는 9.19타수당 1홈런을 기록 중이다. 넥센의 남은 경기가 32경기임을 고려할 때 충분히 역전 홈런왕이 가능하다.

가공할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를 앞세워 넥센은 LG에 1.5경기차 앞선 4위에 올라 가을 야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도 박병호의 홈런이 홈런왕 경쟁과 더불어 리그 전체 판도에도 엄청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