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히트상품이 된 ‘심야 무더위쉼터’

입력 2018-08-10 13:38 수정 2018-08-10 13:54
노원구청 강당에 설치된 심야 무더위쉼터. 사생활이 보호되도록 개인 텐트를 제공한다. 노원구 제공

지난해 여름의 히트상품이 ‘그늘막’이었다면 올 여름엔 ‘심야 무더위쉼터’가 단연 화제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 길게 이어지면서 취침이 가능한 심야 무더위쉼터를 만들어 운영하는 사례가 올해 처음 등장해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서울시는 학교시설을 심야 무더위쉼터로 운영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야간 무더위쉼터는 서울 노원구청에서 시작됐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지난달 말 폭염 대책회의를 하다가 저소득 노인들이 밤에 잠도 잘 수 있는 야간 무더위쉼터를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노원구는 구청 강당을 심야 무더위쉼터를 꾸며 지난달 30일 첫 선을 보였다. 경로당 등 기존 무더위쉼터 개방 시간도 24시간으로 확대했다.

노원구청 강당에 설치된 무더위쉼터에서는 개인용 텐트를 제공한다. 다중이 모이는 공간에서 사생활이 보호되도록 배려한 것이다. 텐트뿐만 아니라 매트, 이불, 베게, 물 등도 제공한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데려오고 데려다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구청은 쉼터를 운영하기 위해 공무원 당직자 1명과 간호사 1명을 배치하고 있다.

노원구의 심야 무더위쉼터가 주목을 받으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무더위쉼터의 숫자와 운영 시간을 늘리고 있다. 지난 6일 노원구청 무더위쉼터를 방문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본인 페이스북에 “노원구청이 강당에 텐트를 치고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어드리는 숙박 무더위쉼터를 개장했다”며 “전국의 모든 지자체들이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을 이처럼 시원하게 모실 방안을 찾아 주시면 고맙겠다”고 올렸다.

노원구는 31일까지 심야 무더위쉼터를 운영한다. 심야 무더위쉼터 숫자도 6개에서 11개로 늘린다. 심야 무더위쉼터 이용자는 지난달 30일 19명으로 시작해 10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8일에는 114명, 9일에는 121명이 무더위쉼터에서 밤을 보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초임 구청장으로 더위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 시작한 야간 무더위 쉼터가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어 기쁘다”며 “폭염 등 재난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