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시아희망나무와 세월호 희생자 부모 등 라오스 댐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호활동 펼친다.

입력 2018-08-10 09:40
광주시는 광주지역의 대표적 의료봉사 단체인 아시아희망나무 소속 의료진과 세월호 희생자 부모 등 민간 자원봉사자 12명으로 구성된 라오스 댐 붕괴사고 지원단이 오는 14일까지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펼친다고 10일 밝혔다.

사단법인 아시아희망나무는 광주지역 의료인들이 주축이 돼 10여년 전부터 아시아 빈곤국가와 재난지역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꾸준히 벌여온 민간단체다.

지원단 소속 의사 2명과 간호사 2명 등은 10일부터 4박5일간의 일정으로 항생제와 피부연고, 수액 등 500만원 상당의 의약품으로 피부병을 앓거나 수인성 전염병의 위험에 노출된 라오스 현지인들을 진료한다.

세월호 희생자 부모 등은 라오스 현지에서 가장 필요한 모기장, 담요, 돗자리, 대야, 수건 등의 긴급구호품 500만원 어치를 이재민들에게 전달하고 100만원을 들여 구입한 방역소독기로 모기떼 퇴치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현지에서는 모기떼가 곳곳에 산재한 물웅덩이에 집단 서식하며 현지인들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앞서 아시아희망나무 등은 라오스 댐 붕괴사고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3일 라오스 아타프州 사남싸이 마을에서 1차 긴급구호 활동에 참여했다.

1차 구호활동을 주도한 아시아희망나무 서정성 이사장은 “현지 이재민들이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식수마저 오염돼 설사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며 “집단 서식하는 모기떼가 밤낮없이 이재민들을 괴롭혀 질환발생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 이사장은 특히 “대피소 주변의 위생 상태도 너무 열악해 복통 환자와 피부병 환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구호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민간 자원봉사 지원단은 아시아희망나무 소속 4명의 의료진과 정봉주 전 국회의원, 세월호 희생자 부모 5명 등 민간 자원봉사자 8명을 포함해 총 12명으로 꾸려졌다.

아시아희망나무와 구호단을 준비한 정봉주 전 의원은 “세월호 희생자 부모님들에게 함께 가자고 제안하자 흔쾌히 동의하셨다”며 “많은 분들이 현지 사정상 함께 참여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신모(당시 단원고 2학년6반)군의 아버지 신창식씨는 “세월호 참사 때 전 세계에서 보내준 위로를 잊을 수 없다”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 은혜를 갚고 싶다”고 구호활동에 참여한 동기를 설명했다.

아시아희망나무는 라오스 피해 복구가 이뤄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Laos Hope Clinic(라오스 희망진료센터)을 설치해 임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