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공범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0일 특검의 기소 여부를 판가름할 2차 피의자 소환 조사를 마무리하고 귀가했다.
이날 오전 5시20분쯤 특검 사무실에서 나온 김 지사는 취재진에게 “이제는 특검이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진실에 입각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답을 내놓을 차례”라며 “저는 경남으로 내려가서 도정에 전념하고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6일 첫 소환조사에 이어 이날도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김 지사는 지난 2016년 11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댓글 자동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는지와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 등 인사 청탁을 주고받은 적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 “입장 바뀐 것 전혀 없다”고 짧게 답했다.
취재진의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한 중년 남성이 김 지사의 뒤쪽으로 뛰어와 뒷덜미를 낚아채는 아찔한 순간도 벌어졌다. 김 지사는 잠시 휘청거렸지만 곧 자세를 고쳐 잡고 귀가 차량에 탑승했다. 이 남성은 주변에 배치된 경찰에 의해 곧바로 제압됐다.
김 지사는 이틀에 걸쳐 약 20시간 동안 조사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일 첫 조사 때는 18시간30분이 소요됐다.
그는 전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이후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3시간30분 동안은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와 대질 신문이 진행됐다. 김 지사와 김씨는 대질 조사 이후 3시간 넘게 피의자 신문 조서를 검토·열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조서 확인 후 구치소로 복귀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 지사의 신병에 대해 결정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오는 11일부터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 비서관은 김 지사에게 김씨를 소개한 인물이다. 그는 2016년 김씨에게서 간담회 사례비 명목으로 200만원을 건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